4월 취업자 '21년來 최대폭 감소'...정부 "55만개+α 직접일자리 공급 나설것"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으로 지난달 47만6000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여파로 65만8000명의 취업자가 줄어든 1999년 2월 이후 2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정부는 이에 긴급 대책마련에 나섰다.

'55만개+α'의 직접일자리 공급과 3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 집행에 속도를 낸다는 게 골자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상담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상담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청년층'이 고용충격 가장 컸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0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56만2000명으로 1년전 보다 47만6000명 줄었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취업자(365만3000명)가 전년 동월보다 24만5000명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청년층 감소폭은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가장 큰 수치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1년 전보다 1.4%포인트(p) 내린 59.4%로 2010년 4월 59.2%를 기록한 이후 최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 역시 1.4%p 하락한 65.1%였다. 경제활동인구 35% 가량이 일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활동인구는 2773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5만명 줄었다.

구직 의지가 없고 취업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도 작년 동월보다 83만1000명 늘어난 1699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40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3만7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폐업한 서울 명동의 한 가게 앞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폐업한 서울 명동의 한 가게 앞에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숙박·음식점, 교육서비스업이 가장 큰 타격

지난달 고용시장이 이처럼 꽁꽁 얼어붙은 이유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서비스업 등에서 소비활동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는 숙박 및 음식점업 21만2000명, 교육서비스업 취업자가 13만명이나 감소한 것에서 나타난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모임이나 외출 자제가 이어지고 있고 관광객 급감 영향으로 숙박 및 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도 불안한 모습이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4만4000명 감소했다. 관광객 유입 감소로 화장품류 판매가 부진하고 석유류 판매도 줄면서 제조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일용직이 직격탄을 맞았다.

임시근로자는 58만7000명 줄어 1990년 1월 통계 개편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일용근로자는 19만5000명 감소해 2016년 5월(-27만1000명) 이후 최대폭 줄었다.

은 국장은 "청년층과 여성, 임시·일용직이 좀 더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석유류나 화장품류 판매부진 영향으로 제조업도 안 좋게 나타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 정부 '55만개+α' 직접일자리 창출 등 대책 나서

정부가 이런 고용시장 충격 완화를 위해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낸다.

55만개 이상 직접일자리를 공급하고 3차 추가경정예산안 집행에 속도를 낸다는 게 주요 내용인데, 오는 14일과 21일 열리는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를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위기가 거세게 다가오고 있다"며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교육서비스업 등 대면 서비스업의 어려움이 심화하고, 우리 경제를 지탱해준 제조업에도 점차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고용감소의 상당수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위치한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자로, 이들의 어려움이 더 커졌다는 점이 특히 마음을 무겁게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기업의 채용이 연기되고 감염병 우려로 구직활동을 멈추면서 경제활동인구가 55만명이나 감소하고, 잠시 업무를 멈춘 일시 휴직자가 100만명 넘게 증가하고 있다"며 "일시 휴직자 증가는 어려움이 계속될 경우 실업자 급증으로 이어질 우리 고용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우울한 세계 경제 전망, 확신하기 어려운 방역상황 등을 고려하면 현재 우리 고용시장을 둘러싼 어두운 터널이 얼마나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걱정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하나의 일자리라도 더 지키고 만들어내도록 비상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다짐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경제부총리 주재로, 고용노동부 장관, 국조실장, 통계청장, 경제수석, 일자리수석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지난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마련한 총 10조원 규모의 고용안정패키지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을 위해 당장 이번 주와 다음 주 등 2주간 경제 중대본회의에서 55만개+α 직접일자리 신속 공급방안 등을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제조업 등 기간산업에도 고용 충격이 확산되지 않도록 기간산업 안정기금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추가적인 고용시장 안정방안도 지속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현재 30조원 규모로 준비 중인 3차 추경안의 조속한 국회 제출과 국회확정 후 신속한 집행 준비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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