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다 주민 괴롭힘에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의 유족들이 노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다 주민 괴롭힘에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의 유족들이 노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지난주 서울 모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비원 최모씨의 사연이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인이 생전 남긴 음성 유서가 공개됐다.

18일 YTN이 공개한 최 씨의 음성 유언에 따르면 고인은 생전 가해자 A모씨에게 구타와 욕설, 심지어 살해 협박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음성 유서에서 “맞으면서 약으로 버텼다. 진짜 밥을 굶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얼마나 불안한지 아는가”라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또한 고인은 “(가해자가) 끝까지 가보자, 네가 죽던가 내가 죽어야 이 싸움 끝난다”고 했다면서 “사직서 안 냈다고 ‘산으로 끌고 가서 백 대 맞자’ ‘너 길에서 보면 죽여버린다’”는 등의 폭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해자에 대해 “고문 즐기는 얼굴이다. 겁나는 얼굴”이라며 “정말 OOO씨라는 사람한테 다시 안 당하도록, 경비가 억울한 일 안 당하도록 제발 도와달라.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고인은 또 일부 아파트 입주민들의 이름을 떠 올리며 “도와줘서 고마웠다. 정말, 정말 감사하다. 내 저승 가서라도 꼭 그 은혜 갚겠다”고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게시 8일만인 18일 오전 10시 현재 40만명에 육박하는 동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의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주민이 18일 오전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폭행 등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의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주민이 18일 오전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폭행 등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전날 이번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A씨는 11시간 가량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진술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소환이나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폭행 사실이 없고, 주민들이 허위나 과장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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