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6월부터 화물중심 국제선 운항 재개...제주항공 새CEO 영입에 기대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을 꼽으라면 항공업계를 빼 놓을 수 없다.

지난 15일 발표된 항공업계의 1분기 실적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대형항공사(FSC)들의 경우 화물부문의 선전으로 예상한 만큼은 아니지만 '마이너스'로 얼룩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도 매출이 대부분 반토막 났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에 안정되기 어려운 만큼 다른 활로를 찾아야만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항공사들은 화물부문의 특화와 전문 경영인(CEO) 영입, 코로나 이후 여객수요에 대비한 준비 등에 나서고 있다.

지난 13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멈춰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멈춰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 대한항공·아시아나, 6월부터 국제선 운항 확대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부터 나란히 국제선 운항을 늘려 상용 수요와 함께 화물 공급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6월부터 미국 워싱턴, 시애틀, 캐나다 밴쿠버, 토론토 노선의 운항을 50일 만에 재개하는 등 총 110개 국제선 노선 중 32개 노선(주간 146회)을 운영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다음 달부터 국제선 13개 노선의 운항을 재개해 국제선 73개 중 27개 노선을 운영할 예정이다. 주간 운항 횟수도 종전 53회에서 110회로 늘어난다.

당장 국제선 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지는 않겠지만 출장 등의 상용 여객 수요와 화물 운송을 기대하며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셈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등 LCC도 일단 각국의 입국 제한 조치 해제 등을 기대하며 일부 노선의 예약을 열어놓고 있다.

◇ 이스타 인수한 제주항공 행보 주목

LCC 중에서 가장 귀추가 주목되는 것은 현재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인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출신의 항공 전문가인 김이배 씨를 신규 영입했다.

김 신임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30년 경력의 항공 분야 기획·재무 전문가로, 아시아나항공 전략기획본부장(전무) 시절인 작년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 감사의견 한정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당시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차기 사장감인 유능한 인재가 나갔다"는 평가였다. 이번 인사를 놓고도 아시아나항공 안팎에서는 "제주항공이 사람 보는 눈이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김 신임 대표는 이스타항공 인수와 이후 재무구조 개선 작업 등을 진두지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충격으로 제주항공이 당초 기대했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작년 하반기 국제선 노선 점유율에서 진에어를 제치고 LCC 2위에 오른 티웨이항공은 연초 정기 운수권 배분에서 인천~호주 노선과 인천~키르키스스탄 노선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 크로아티아(주 4회) 노선을 따내며 국내 LCC 중 처음으로 유럽 노선을 확보했다.

이에 향후 300석 이상의 중대형 항공기를 선정해 인수의향서(LOI) 체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20개월 만에 국토교통부의 족쇄가 풀린 진에어는 최근 대구~제주 등 국내선 3개 노선에 부정기편을 운항하며 실적 회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국토부의 제재 해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운수권 배분에서는 청주~정저우(鄭州) 노선의 운수권을 따내며 국제선 노선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당분간 코로나 이전 수준의 국제선 운항 재개나 여객 수요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업계 내외부의 분석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되면서 항공사의 국제선 노선 운항이 회복돼야 항공운송업체의 매출이 살아날 것"이라며 "주가 반등의 열쇠는 코로나19 확산세 둔화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 항공업계, 1분기 413명 일자리 잃어

이날 항공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항공사 6곳에서 석달 새 413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실직자의 70%인 289명이 기간제 근로자였으나 이 가운데 일부는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기간제에서 빠진 경우였다.

대한항공은 작년 말 1만9063명(기간제 근로자 1700명 포함)이었던 직원 수가 3월 말 1만8741명으로 322명 감소했다. 이중 기간제 근로자는 80명 줄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작년 말보다 36명이 줄어 전체 직원은 9119명이 됐다. 기간제 근로자가 54명 일자리를 잃은 반면 소규모지만 정규직 수시 채용이 진행됐다.

제주항공의 3월 말 기준 직원 수는 3285명으로 작년 말보다 21명 줄었다. 특히 이중 기간제 근로자는 750명에서 632명으로 118명이나 줄어 분석 대상 항공사 중 가장 많았다.

하지만 감소한 기간제 근로자 118명 중 98명은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며 실제 퇴직한 기간제 근로자는 인원은 20명(의원면직 5명, 계약종료 15명)이라고 제주항공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규직은 총 97명(신규채용 35명, 의원면직 36명 포함) 증가했다.

진에어도 기간제 근로자가 작년 말 414명에서 3월 말 374명으로 40명 줄어들며 전체 직원 수는 1942명에서 1923명으로 19명 줄었다. 에어부산의 직원 수는 1454명(기간제 근로자 174명 포함)에서 1439명(기간제 근로자 162명 포함)으로 소폭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2분기에는 이 같은 고용 불안이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내식과 청소 등을 담당하는 하청업체에서는 대량 감원 사태가 현실화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항공사별로 급여 삭감과 인력 조정 등의 비용 절감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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