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직 임상계획 승인 단계도 없어...美 모더나 백신은 '유효성 판단' 논란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백신 개발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Moderna)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항체 형성 소식은 현지는 물론 글로벌 이슈로 떠올랐다. 다만 모더나의 백신은 항체 형성 소식 하룻 만에 유효성 판단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우리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국내 기업들 아직 초기단계...임상계획 승인도 아직 없어

국내의 몇몇 기업들이 올 여름까지 '굿 뉴스'를 전하겠다고 호언장담 했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 국내기업 대부분은 아직 연구개발(R&D) 초기 단계로 알려졌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은 곳은 한 곳도 없다.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구성해 운영 중으로 백신분야 7개사와 치료제분야 14개사를 중점지원 후보군을 설정했다.

백신분야 7개사는 진원생명과학, 바이오포아, LG화학, 제넥신, 스마젠, 지플러스생명과학,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다.

이 가운데 제넥신 컨소시엄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DNA 백신'이 임상시험 진입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넥신 컨소시엄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X-19'을 도출해 원숭이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했고, 바이넥스에서 임상시료 생산을 완료했다.

이달 중 식약처에 임상시험 계획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으로 예정대로라면 다음달에는 임상시험을 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컨소시엄에는 제넥신과 바이넥스, 국제백신연구소(IVI), 제넨바이오, 카이스트, 포스텍 등이 참여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자체 발굴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하는 중으로 오는 9월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 내부 평가를 거쳐 동물실험을 하는 중"이라며 "임상시험은 9월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자금을 지원 받았다.

그 밖의 다른 기업들의 개발 상황은 아직가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범정부 지원단은 연내 3종의 백신 후보물질이 임상시험에 들어가고, 2021년 하반기에는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식약처 'K-백신 신속심사 추진반' 운영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의 신속한 개발을 위한 'K-백신 신속심사 추진반'(이하 추진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백신을 개발하는 기업의 임상단계 진입을 돕고 허가단계의 애로사항 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게 추진반의 역할이다.

백신은 치료제로 사용되는 의약품과 달리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효과를 확인해야 하므로 신속한 임상 단계 진입을 위해서는 허가 기관인 식약처의 상담과 방향 제시가 필수적이다.

추진반은 백신 심사를 총괄하는 '전담심사팀', 내·외부 업무협력을 주관하는 '상황지원팀', 대한백신학회와 같은 학계·병원 등의 '외부전문가자문단'으로 구성돼 개발 전반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신속한 심사를 도울 예정이다.

기존에 운영 중인 '고(Go)·신속 프로그램',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단' 등에서 실무조직으로도 활동하기로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백신 개발과 환자 치료를 위해 최일선에 있는 산업계, 학계, 병원 등 여러 전문가와 협력해 안전하고 효과 있는 백신이 신속하게 출시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메사추세츠주 모더나 본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메사추세츠주 모더나 본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美 모더나 백신 '유효성 판단' 논란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한지 하룻 만에 유효성 판단 논란에 휩싸였다. 필요한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의료 전문지 스탯(STAT)은 19일(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모더나가 전일 공개한 소규모 초기 안전성 시험 자료로는 백신 효과를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 45명의 백신 투약 반응에 대한 자료와 중화항체가 형성된 8명의 나이 정보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고령자에게 취약한 만큼 시험 참가자의 나이는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또 모더나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관련 논평이 없다는 점, 백신으로 생긴 항체가 얼마나 지속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점도 지적 사항이다.

전일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mRNA-1273) 1상 임상시험에서 시험 참가자 45명 전원에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됐으며, 최소 8명에서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ies)가 형성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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