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퇴임을 앞둔 문희상 국회의장이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거론했다.

문 의장은 21일 국회 사랑재에거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문 의장은 “건의할 용기가 있다면 과감히 통합의 방향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 타이밍을 놓치면 놓칠수록 의미가 없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사면하라는 뜻이냐’는 질문에 “사면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라며 “그걸(사면) 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 분(문 대통령) 성격에 아마 못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형이 확정되지 않아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취임 2주년 대담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재판이 확정되기 전에 사면을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의장은 또 현 정부의 적폐청산과 관련 “모든 지도자가 초장에 적폐청산을 갖고 시작하는데 그게 지루해진다”며 “적폐청산만 주장하면 정치보복 연장이라는 세력이 늘고 개혁 동력을 상실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한편, 문 의장은 임기가 만료되는 29일 그의 정치 여정을 마무리한다. 문 의장은 지난 4.15 총선에 불출마하며 사실상 명예로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그의 아들(문석균)이 이번 총선 공천과정에서 ‘세습논란’을 빚으며 잡음이 일기도 했다.

문 의장은 이에 대해 “내가 아들을 출세시키려고 위치를 이용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쓰라린 심경을 느꼈다”며 “과거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 컷오프된 적도 있지만 이때만큼 모멸감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퇴임 소감으로 "기어이 이날이 오고야 말았다"며 "만감이 교차하지만 후회가 없는 삶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1965년 혈기 넘치던 법대 시절 한일회담 반대 투쟁에 나섰던 시기를 떠올리면 55년의 세월, 1980년 서울의 봄을 기점으로 하면 40년, 1987년 제2 서울의 봄에 첫 창당에 참여한 시절을 기준으로 하면 33년"이라면서 "평생 정치의 길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끝으로 "평생의 업이자 신념이던 정치를 떠난다니 심경이 복잡했다. 말짱 도루묵 인생이 아니었나 하는 깊은 회한이 밀려든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아쉬움은 남아도 후회 없는 삶이었다. 보람이 가득했던 행복한 정치인의 길이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