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배민+요기요' 등 불공정 행태 계속되는데...과거법으론 제재 한계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네이버의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은 60%에 육박하고,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 민족을 합병하면 두 배달앱의 시장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플랫폼 사업자들의 시장지배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업체들의 독과점으로 인한 갖가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5일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를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 가동에 들어가 내년까지 이를 제재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만든다고 발표 했지만 이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플랫폼 시장에서 공룡 업체들의 불공정 행태가 나오고 있지만 과거 규정만으론 이를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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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시장지배력 남용 또 논란

27일 IT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네이버 검색 광고에 나오는 '네이버페이' 일반 가맹점의 아이콘에 유료 회원제 서비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이 표기된다.

네이버가 유료 회원제 서비스를 검색 광고에서 눈에 잘 띄게 표기하기로 한 것인데, 이런 것이 바로 시장 지배력 남용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내달 1일 선보이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월정액을 내면 네이버페이 포인트 추가 적립과 콘텐츠 감상 등 기능이 제공되는데,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검색 시장 장악력을 다른 자사 서비스의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검색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자사의 다른 서비스를 타사 경쟁 서비스보다 우대하는 것을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이 때문에 1000억원의 공익 기금 출연 등 동의 의결 처분을 받았고, 2018년에도 수차례 현장 조사를 받았다.

간편결제 서비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검색 엔진을 네이버가 장악한 상황에서 이런 표기는 '광고를 하고 싶으면 네이버페이부터 쓰라'는 얘기"라며 "공정한 행위가 맞느냐"라고 지적했다.

이런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가맹주가 검색 광고를 하면 광고 제목 오른쪽 끝에 'N페이 3%'라는 초록색 아이콘을 띄우려고 했다가 업계 반발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네이버는 최근 포인트 적립률 표기를 복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시도는 최근 네이버가 인터넷 쇼핑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금융 전문 자회사 '네이버 파이낸셜'을 세우는 등 사업 확장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소비자 혜택을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다른 인터넷 쇼핑 업체들도 비슷한 방법을 쓰고 있다"며 "법적 검토를 거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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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앱 '갑질'도 도마에

공정위는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 중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 대한 제재를 논의한다.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제재안을 심의하는 것인데, 요기요는 등록한 업체가 전화로 주문을 받을 때 음식 가격을 앱으로 주문할 때보다 낮게 받지 못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달 플랫폼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식당 주인의 가격 결정권을 침해한 '갑질'이란 것이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지난 4월 현재 정액제 방식에서 정률제로 형태로 수수료를 개편하는 '오픈서비스' 도입을 시도하다가 백기를 들었다.

배달의민족에 이어 한달 여 만에 '요기요'가 갑질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두 기업은 현재 공정위의 기업 결합 승인 심사가 진행 중이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해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87%를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사들이는 투자자 지분은 힐하우스캐퍼틸,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털차이나 등이 갖고 있는 지분이다. 김봉진 의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 지분 13%는 현금이 아니라 딜리버리히어로의 주식과 교환하기로 했다.

이 계약으로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과' 2위인 '요기요', 3위 '배달통'이 모두 딜리버리히어로 소유가 됐다.

자영업자들은 "음식 배달 플랫폼을 양분하고 있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별도 기업인 현재도 갑질을 일삼는데 합병을 해 '거대 공룡기업'이 되면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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