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발생사실 즉각 알리지 않고 업무계속...마켓컬리는 방역 불가상품 폐기하고 사과문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국내 쿠팡은 부천 물류센터에 이어 고양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고, 장보기 앱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업체의 코로나19에 대응 자세가 확연하게 달라 향후 업계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쿠팡은 허술한 방역 관리와 함께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직원들에게도 알리지 않아 구설에 오른 반면 마켓컬리는 투명한 정보 공개에 나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경기도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쿠팡은 물류센터 근무자 중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센터를 폐쇄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6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경기도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쿠팡은 물류센터 근무자 중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센터를 폐쇄했다. [사진=연합뉴스]

◇ 쿠팡, 초기대응부터 미흡

2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30대 직원 A씨는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쿠팡도 같은 날 방역당국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쿠팡은 이 사실을 즉각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업무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확진 판정이 나온 24일 당일 오후조 직원들은 회사 측으로부터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한 채 정상 출근했다. 이어 이튿날인 25일에도 쿠팡은 문자를 통해 출근할 수 있는 근무자를 찾았다.

이 때문에 28일 오전 9시 현재 쿠팡의 부천물류센터 관련 확진자 수는 69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허술한 방역 관리도 문제였다.

물류센터 안에서는 모든 직원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한다는 쿠팡 측의 발표와는 달리 실제로는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직원들의 증언이 나왔다.

식사시간에도 1000여명 직원들의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근무한다는 한 직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코로나19 이후에 배송이 1.5배 가량 늘면서 평소보다 업무시간이 더 타이트해졌다"며 "이 때문에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업무특성상 여러 직원을 접촉하는 관리 직원들도 지시사항을 전할 때 마스크를 턱밑에 내리고 근무하는 이들이 많다"고 증언했다.

결국 쿠팡의 허술한 대응이 부천 물류센터발 집단 감염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27일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긴급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27일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긴급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마켓컬리 "방역 불가능 상품 전량 폐기"

반면 마켓컬리의 대응은 달랐다.

장지동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통보받은 당일(27일) 즉시 해당 사실을 고객들에게 알렸다.

이어 김슬아 대표는 "(확진자가 일한) 상온1센터 재고 중 방역이 불가능한 상품은 전량 폐기하고, 센터 운영을 재개할 때까지 상온 상품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객을 안심시켰다.

이날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 소비자에게 발송한 고객에 드리는 말씀을 통해 "컬리를 애용해 주신 고객께 현 상황과 대응 계획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겠다"며 이 같은 계획을 전했다.

김 대표는 "다른 센터도 28일 오전까지 선택적으로 방역을 완료할 예정이다"며 "코로나19가 안정되는 시점까지 방역 점검 주기를 절반으로 단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들은 상품을 통한 코로나19의 전파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히고 있다"며 "고객이 우려하는 부분과 관련해선 모든 진행 상황을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켓컬리는 또 김 대표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메인 화면에 '물류센터 일용직 근무자 코로나19 확진 관련 안내문'을 팝업 형식으로 띄워 고객들에게 주의를 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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