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광공업생산 6.0%↓ '11년만에 최대낙폭'...서비스생산·소비는 일부 반등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이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의 위기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제조업의 부진으로 광공업 생산이 6.0%나 줄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10.5%)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면서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는 일부 반등했다.

현재 경기동향 지표와 향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는 모두 나빠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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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자동차 생산 두자릿수 감소율

통계청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4월 산업활동동향'을 29일 발표했다.

먼저 4월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이 전월보다 2.5% 줄어들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 확산 등으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제조업 생산이 6.4% 줄었는데, 이에 광공업 생산(-6.0%)이 크게 감소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제조업 가운데에서는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15.6%)가 2008년 12월(-16.9%) 이후 최대폭으로 줄었다. 전자부품(-14.3%)과 자동차(-13.4%)도 부진도 심각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68.6%로 5.7%포인트 하락, 2009년 2월(66.8%) 이후 11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낙폭도 2008년 12월(7.2%포인트) 이후 가장 크다.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 부진 때문이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0.5% 반등했다. 2월(-3.5%)과 3월(-4.4%)의 감소에서 석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된 영향으로 보이는데 정부와 지자체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린 이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숙박·음식점업(12.7%)이 두 자릿수로 반등했다. 협회·수리·개인(9.6%), 정보통신(2.9%), 교육(2.8% 등도 늘었다. 하지만 운수·창고업(-2.9%)과 금융보험업(-0.5%), 도·소매업(-0.2%) 등은 감소했다.

통계청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4월 산업활동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4월 산업활동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소비판매는 일부 반등...설비투자 2달 연속↑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5.3% 늘어나며 넉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소매판매는 1월(-3.1%) 감소세로 돌아선 뒤, 2월(-6.0%) 최저점을 찍고, 3월(-1.0%)에는 낙폭을 줄였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은 "(2~3월에) 워낙 크게 하락한 탓에 소매판매는 아직 2018년 2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20.0%)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승용차 등 내구재(4.1%)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1.6%) 판매가 모두 늘었다.

안 심의관은 "승용차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3월에 이어 4월에도 크게 증가했고, 의복·신발·가방도 위축됐던 소비가 반등하며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업태별로는 무점포소매(-1.6%), 슈퍼마켓·잡화점(-1.8%), 면세점(-0.6%)은 줄었으나, 백화점(32.4%), 승용차·연료소매점(4.6%), 대형마트(9.8%)는 많이 늘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0% 증가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그러나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은 2.4%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가 1년 전보다 44.9% 감소하면서 2013년 1월(-52.4%)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대 감소를 기록했다.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1.3포인트 내렸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월(-2.0포인트) 이후 22년 1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불확실성으로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셈이다.

안 심의관은 "제조업 수출은 해외의 코로나 확산세와 봉쇄조치 해제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5~6월에는 생활방역으로의 전환과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등 정책효과가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 증가 등으로 통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4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4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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