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으로 확산...트럼프 대통령 "좌파 선동"에 바이든 "책임자 처벌" 맞서
【뉴스퀘스트=김선태 기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46)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사망하면서 촉발된 미국의 유혈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등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최초의 시위는 사건 발생지인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시에서 일어났다. 26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날 시위대 수백 명이 모여 "정의 구현"을 외치며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숨을 쉴 수 없다", "흑인 살해를 중단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고 "경찰을 기소하라"고 외치며 행진했다.
이에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을 쏘아 군중을 해산했다.
이날 저녁(현지시각)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번 사건을 규탄하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바이든 후보는 "사건에 관여한 경찰은 자신의 악랄한 행동에 대해 책임져야 하며 연방수사국(FBI)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미네소타주 경찰은 이날 조지 플로이드의 사인을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라고 밝혔다.
27일에도 시위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시위대는 극좌파 선동에 휘둘린 폭도"라며 "약탈행위 발생 시 총격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이 분노한 군중을 자극한 꼴이 되어 현재 미국 내 시위는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번지는 중이다.
1일자 뉴욕타임스는 시위 양상을 자세히 전하면서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분노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전날 밤 통행금지령이 발효된 가운데 불타오르는 백악관 근처 현장 사진을 게재하고 "항의 시위가 전국적인 규모로 재개되고 있는 가운데, 몇몇 주의 관리들은 연방 경찰이 이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는데 분노하면서 주 방위군의 배치를 강화하는 중이다"이라고 보도했다.
사건 발생 당시 상황을 요약하면 이렇다.
현지 시각 5월 25일 오후 8시 47분 경 미니애폴리스 한 사거리에서 네 명의 경찰관이 체포되어 수갑을 찬 채 저항하지 않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쓰러뜨린 뒤 한 명의 경관이 무릎으로 목을 누른 상태를 8분여 동안 이어갔다.
보다 못한 주민들이 항의하자 다른 경찰들이 상관하지 말라며 험악한 광경을 연출했는데, 이때는 이미 플로이드가 숨을 멈춘 것으로 추정된다.
몇 초 뒤 앰블런스가 도착해 미동하지 않는 플로이드를 싣고 갔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이 찍은 영상에서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하는 장면이 트위터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퍼졌다.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4명은 해고되었다.
동시에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직접적인 사인을 제공한 미니애폴리스 경찰관 데릭 쇼빈은 3급 살인과 우발적 살인 혐의로 기소되었다.
항의 시위는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넘어 뉴욕,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와 로스앤젤레스, 뉴멕시코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텍사스주 엘 파소,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등 광범위한 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편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즈 플로이드는 1일 오후 1시경(현지 시각) CNN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형이 사망한 뒤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에 대해 "나는 모두에게 평화롭게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우리는 정의를 원할 뿐이며 그것이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오후 2시 CNN 방송은 뉴욕경찰국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최근 이틀 동안 체포된 7명 중 1명은 뉴욕시 외부 사람"이라면서 집회가 원정 시위로 확대되었음을 암시했다.
아래는 트위터의 실시간 영상 캡처 장면과 그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