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오전 11시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중국인들이 타고 몰래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보트. 보트 안에는 중국산으로 보이는 물품과 옷가지, 먹다 남은 음료수와 빵 등이 발견됐다. [사진=태안해양경찰서 제공/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오전 11시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중국인들이 타고 몰래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보트. 보트 안에는 중국산으로 보이는 물품과 옷가지, 먹다 남은 음료수와 빵 등이 발견됐다. [사진=태안해양경찰서 제공/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해안 경계를 담당하고 있는 군 경계망에 또 다시 구멍이 뚫렸다.

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최근 중국인 밀입국자 8명이 탄 1.5t급 소형 모터보트가 충남 태안으로 밀입국하는 과정에서 군 당국의 감시 장비에 13차례 포착됐지만 군 당국은 낚싯배 등으로 오판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보트의 밀입국 과정은 해안레이더에 6회, 해안복합감시카메라에 4회, 열상감시장비(TOD)에 3회 등 모두 13차례 포착된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 관계자는 "녹화된 해안레이더 영상을 재확인한 결과 해당 보트로 추정할 수 있는 식별 가능 상태 영상이 포착됐지만, 레이더 운용병이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북한 소형목선의 '삼척항 목선 귀순' 사건 이후 1년만에 또 다시 해상경계에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군 지휘부의 문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군은 당시 삼척항 '북한 목선 귀순'과 관련해 당시 경계근무 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육군 8군단장을 보직해임하고 23사단장과 해군 1함대사령관을 징계위에 회부하는 등 엄중 문책한 바 있다.

또한 이날 군과 해경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지난 4월 20일 태안 의항 해수욕장 해변에서 발견된 고무보트도 밀입국용이었다고 공개했다.

합참 관계자는 "전 해안지역에 대해서 정밀 분석해서 취약 지역 해안 감시 장비를 추가로 운용할 계획"이라며 "미식별 선박에 대해서 기존 대대급 UAV나 드론 이용해서 수색 정찰이나 적극적으로 확인하는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밀입국한 중국인들은 대공 용의점은 없으며 단순히 국내 취업을 위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지난달 31일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국내 지인과 사전에 치밀하게 밀입국을 모의해 태안 의항해수욕장 해안가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들은 전남 소재 양파 농장 등에 취업하기 위해 개인당 중국 돈 약 1만위안(한화 약 170만원)을 모아 모터보트와 연료 등 제반 물품을 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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