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비용절감 함께 사업·인적 구조조정 본격 나설듯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국내 상장사 100여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위기를 버티기 어려운 '고 위험군'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올해 하반기 이들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더욱 강렬해지고, 비용절감 노력과 함께 사업 및 인적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10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생존'과 '비용 절감' 그리고 '구조조정'을 올해 하반기 재계 키워드를 제시하며, 각 기업의 변화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픽=뉴스퀘스트, 자료사진=픽사베이]
[그래픽=뉴스퀘스트, 자료사진=픽사베이]

◇ 생존을 위한 몸부림...상장사 100여곳 코로나 '고위험'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올해 국내 실물경제에 예상하지도 못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급'으로 타격을 안기며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현재 코로나19의 발생상황을 볼 때 이런 위기는 백신이 개발돼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시점까지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상당수의 대기업조차 지난해에 세운 경영 계획을 거의 100% 바꾸어야 하는 처지다.

문제는 코로나19는 고위험군에 있는 기업들의 존립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에 부채비율이 높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로 경영 성적이 저조한 기업들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국내 매출 2000대 상장사 중 작년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곳은 620곳(31%)에 달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회사도 2000곳 중 440곳 정도로 파악됐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200% 이상 되는 기업도 2000곳 중 230곳(금융업 포함) 정도로 나타났다.

10곳 중 1곳 꼴로 재무구조가 다소 불안정한 셈이다. 통상적으로 일반 제조업 등은 부채비율 200% 이하를 유지해야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고 본다.

특히 2000곳 중 80여 곳은 부채비율 200%를 넘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세 가지 위험을 동시에 기록한 '트리플 악재'의 쓴 맛을 봤다.

이들 중 상당수 기업은 제조업이나 서비스 업체들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부채비율 200% 이상이면서 순손실을 본 '더블 악재' 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120곳 정도로 늘어난다. 120곳 정도 기업의 코로나19로 인해 기업 생존에 위협을 직접적으로 받는 고위험군 기업군에 포함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 고위험군 기업들은 외부 금융 외부 수혈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칫 기업 존립에 상당한 위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위기 극복을 위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토지, 건물 등의 자산 등을 매각하려는 긴급 상황이 속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스타항공이 직원의 절반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멈춰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스타항공이 직원의 절반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멈춰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 비용 절감...인건비 및 판관비 감축 불가피

이에 대부분 기업들은 향후 상황 변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이 상반기 때보다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벌어들이는 매출이 이전보다 적어지기 때문에 고정비 형태의 비용을 줄여 경영실적 악화를 조금이라도 줄여나가려는 노력이 강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비용 절감과 관련해 광고 및 마케팅비, 교육훈련비, 복리후생비, 접대비 등 판매 및 관리비를 이전해보다 줄이려는 비용 다이어트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당수 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금 인상 보다는 동결 내지 삭감하려는 분위기도 팽배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으로 경영자를 중심으로 매출대비 인건비의 비율을 낮추려는 노력이 하반기에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 구조조정...사업 매각 및 인력 구조조정 속도낼 듯

지난해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주력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 바람의 속도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속도를 붙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돈이 안 되는 사업을 과감히 접고 이와 함께 인력도 감축하는 바람이 불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인적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항공업, 해운업, 여행업, 교육업, 숙박업 등의 사업 및 인적 구조조정 속도는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유통, 자동차, 중공업, 기계, 석유화학, 건설, 금융업 등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이들 업종에서는 기존 고용인력 규모를 유지만 해도 선방하겠지만 실제는 고용 인력을 줄여나갈 여지가 크다.

최근 30대 그룹의 고용은 2018년 132만 9200명, 2019년 134만 9400명, 2020년 136만 5900명으로 증가세는 유지했지만 그 폭이 매우 적었다. 전년 대비 고용 증가율도 2018년(1.3%), 2019년(1.5%), 2020년(1.2%)은 1%대 증가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이후인 2021년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하반기는 코로나19 과도기로 기업들이 조직을 어떻게 새롭게 운영해 나갈 지에 대한 전반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모색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조직 변화의 바람은 코로나19가 종료 이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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