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총참모부 "비무장지대에 군 진출·대남 삐라 살포"…전문가들 "대화 여지는 남아"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었던 지난 15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가 고요하다. [사진=연합뉴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었던 지난 15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가 고요하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북한이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군대를 투입과 함께 대남전단(삐라) 살포를 방침을 밝히는 등 대남 협박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1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군대는 최근 각일각 북남관계가 악화일로로 줄달음치고 있는 사태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 데 대한 의견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또 "지상전선과 서남해상의 많은 구역을 개방하고 철저한 안전조치를 강구하여 예견되어 있는 각계각층 우리 인민들의 대규모적인 대적삐라 살포 투쟁을 적극 협조하는 것에 대한 의견도 접수하였다"며 "우리는 이상과 같은 의견들을 신속히 실행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계획들을 작성하여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는 당과 정부의 그 어떤 결정 지시도 신속하고 철저히 관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측의 이 같은 반응은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보복적 성격이며, 우리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에 북한 측이 밝힌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란 개성과 금강산 일대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성은 지난 2003년 개성공단 착공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군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이 배치돼 있던 곳이다. 금강산도 남측 관광객이 이용하던 통로들에 군부대를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6·15 선언 20주년을 맞아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천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다"고 밝힌 뒤 하루만에 나온 반응으로 앞으로 더욱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군이 이번 조치에 이어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시범철수 됐던 최전방 GP를 다시 세우게 될 경우 남북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을 전망이다.

다만 최근 북한 측의 반응은 대부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닌 그의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 명의로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북한 측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우리 정부의 대응에 강한 불만을 표현하면서도 문 대통령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단 한번도 김 위원장의 명의의 담화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 측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여지는 남겨 놓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전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행사에 참석해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보는 것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 대해 그런(부정적) 표현을 한 적이 없다"며 "남북 두 정상간 그동안의 만남으로 쌓아왔던 신뢰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이 저렇게 나오는 것은 협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으려는 것보다는 북이 지금 실존적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정면 돌파에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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