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최근 남북관계 경색과정에서 모습 안 보여…외신 "김여정 2인자 지위 확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연일 대남 강경발언을 내 놓으면서 북한 권력구도에 대한 각종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연일 대남 강경발언을 내 놓으면서 북한 권력구도에 대한 각종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김 제1부부장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그 동안 유지해왔던 남북 화해무드를 다시 냉전상태로 돌려놓고 있다.

◆ 김여정, 연일 쏟아내는 대남 강경 발언

그는 지난 17일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에 대해 "철면피한 궤변"이라면서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됐다"고 비난했다.

또한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사죄와 반성, 재발 방지에 대한 다짐이 아닌"변명과 술수로 범벅된 미사여구만 있었다"면서 "신뢰가 밑뿌리까지 허물어지고 혐오심은 극도에 달했는데 기름 발린 말 몇 마디로 북남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겠는가"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과거 그토록 입에 자주 올리던 '운전자론'이 무색해지는 변명이 아닐 수 없다"면서 "철면피함과 뻔뻔함이 묻어나오는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도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 한다면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는 또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날 담화는 실제로 최근 개성연락사무소 폭파 및 남북간 통신선 차단,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 재주둔 등으로 이어졌다.

◆ 北 차기 권력자로 부상한 김여정

이처럼 김 제1부부장이 연일 대남 강경발언을 내 놓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유력 언론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김여정은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유일한 여동생"이라며 "탄탄해진 권력과 '혁명적' 혈통을 기반으로 김정은을 대체할 잠재적 후보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이 언론은 특히 "김정은이 숨지거나 불구 상태에 놓이게 된다면,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후보"라며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다시 불지폈다.

그러면서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 "북한이 최근 긴장을 고조시키는 동기가 무엇이었든, 한가지는 분명하다. 김여정이 2인자로서 지위를 굳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워싱턴포스트(WP)는 "김여정의 급부상은 북한 지도자의 건강이 최상의 상태가 아니라는 추측에 불을 지필만 한 깜짝 놀랄 변화"라고 말했다. 다만 WP는 현재까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의 아들은 아직까지 권력을 승계할만한 나이가 되지 않아 김 위원장의 유고 시 김 제1부부장이 권력을 이어받게 될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온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자립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자립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 김정은은 뭐하고 있나

그렇다면 북한 권력 1인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떤 상태일까?

김 위원장은 최근 김 제1부부장 명의의 각종 담화가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단 한번도 자신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은 그동안 쌓아온 문재인 대통령과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행사에 참석해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보는 것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 대해 그런(부정적) 표현을 한 적이 없다"며 "남북 두 정상간 그동안의 만남으로 쌓아왔던 신뢰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이 저렇게 나오는 것은 협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으려는 것보다는 북이 지금 실존적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정면 돌파에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날 항공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 레이더24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전용기로 알려진 고려항공 소속 An-148이 평양 인근에서 함경남도 함흥 방면으로 비행하는 항적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항공기에 김 위원장이 탑승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