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공성이라기 보다는 수성에 머물 듯'
경쟁업체에 비해 절대우위 갖기 역부족

[사진=롯데온 홈페이지 캡쳐]
[사진=롯데온 홈페이지 캡쳐]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롯데온은 롯데쇼핑의 공성(空城)이라기 보다 수성(守城)에 머물 듯’

지난 4월 28일 롯데가 야심차게 출범시킨 롯데 유통계열사의 통합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ON)’에 대한 평가다.

론칭 50여일째를 맞고 있는 롯데온에 대해 롯데쇼핑은 계열사 앱을 ‘통합’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충성고객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론칭 초기 발생했던 다양한 오류와 불편함을 개선하고 오는 7월에는 ‘완성형’ 롯데온을 선보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롯데쇼핑의 희망섞인 낙관과 기대와 달리 롯데온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하나금융투자의 박종대 연구원은 최근 ‘롯데온의 기대와 한계’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연을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박연구원은 롯데온이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트래픽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 요건 중 하나 이상을 확보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는 상품의 다양성.

박 연구원은 경쟁 업체인 쿠팡은 500만개 상품을 보유하고 온라인 쇼핑 시장 포털 사이트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1번가나 G마켓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반면 롯데온은 백화점과 마트,수퍼,롭스와 하이마트,홈쇼핑을 한데 모았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쿠팡의 SKU(Stock Keeping Unit)를 따라 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이 꼽은 두 번째 요건은 가격 경쟁력.

온라인 유통의 핵심 경쟁력은 역시 가격이다.

박 연구원은 “네이버 쇼핑이 가격 비교를 통해 막대한 트래픽을 유입시켰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롯데온은 최저가를 내세우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셋째는 차별적 상품 카테고리.

박 연구원은 “쓱닷컴과 마켓컬리는 식품 온라인을 주 무기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고 특히, 신선식품은 장보기 쇼핑으로 반복적인 트래픽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며 “롯데온은 이 카테고리 경쟁력 측면에서는 절반의 승리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롯데백화점은 쿠팡이나 11번가에서 제공할 수 없는 프리미엄 상품 카테고리를 보유하고 있고 면세점도 마찬가지며 롯데프레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하지만, 롯데프레시는 아무래도 쓱닷컴에 비교해 열위에 있고, 백화점이나 면세점 카테고리는 일회성이 강하다”는 점을 약점으로 꼽았다.

넷째는 배송 경쟁력.

롯데온은 롯데그룹이 보유한 전국 1만5000개 오프라인 매장과 연동한 옴니채널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박 연구원은 롯데온의 이같은 옴니채널 전략의 핵심인프라는 세븐일레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는 일본 세븐아이홀딩스가 시행한 바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롯데 그룹 사간 시너지를 충분히 기대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이미 쿠팡 등 여러 경쟁업체들이 익일 배송 인프라를 확보한 상황에서 얼마나 외연을 확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결국, 롯데온은 추가적인 고객을 끌어들여 롯데쇼핑의 리테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즉 상품 믹스와 가격, 차별적 카테고리, 배송 경쟁력 측면에서 절대 우위를 갖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한편, 롯데온은 3900만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만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검색창 없는 쇼핑몰'을 구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이 검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추천이 정확한 쇼핑몰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롯데온은 검색과 추천 기술이 완벽히 고도화되는 시점을 9월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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