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교역 둔화로 잠재성장률 하락세 가속...이번 위기 뒤엔 환경이슈 부각될 것

[그래픽=한은 보고서 캡처]
[그래픽=한은 보고서 캡처]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벌어질 탈(脫)세계화에 대비하고 디지털과 저탄소 경제로 급속히 전환해야 우리 경제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여파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상쇄할 방안으로는 ICT(정보통신기술) 중심 디지털경제 및 바이오산업 육성, 저탄소 경제로의 투자를 꼽았다.

한은은 29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경제구조 변화와 우리 경제 영향'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노동·교역·산업 등 경제구조가 변하고 노동·자본 요소 투입이 부진해 잠재 성장률 하락 추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한은 보고서]
[자료=한은 보고서]

◇ 잠재성장률 하방압력 커질 것

한은은 우선 글로벌 교역 둔화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에 대한 하방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IMF(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위기 이후에는 기업들이 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데 낮아진 투자-자본비율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며 "상품 및 서비스 교역이 둔화되고 전통적 제조업 및 서비스업도 위축돼 투자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본비율이 낮다는 것은 축적된 자본과 비교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잠재성장률에 대한 자본증가율의 기여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6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2020~2024년 한국 경제 연평균 잠재성장률을 2.3%로 내다봤다.

이는 2015~2019년 잠재성장률 2.8%에 비해 0.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0% ▲2006~2010년 4.2% ▲2011~2015년 3.2% 등 꾸준히 둔화돼왔다.

올해 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5%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내렸다.

한은은 또 "코로나19 영향의 장기화로 이력현상(경기 침체로 생긴 실업이 경기가 회복돼도 나아지지 않는 현상)이 심화되면 잠재성장률에 대한 노동의 기여도 하락 추세가 빨라질 수 있다"며 "코로나19 충격 이전에도 잠재성장률에 대한 노동투입의 기여도는 15세이상 인구증가세 둔화와 평균 근로시간 감소로 하락세였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구조적 실업률 상승과 경제활동 참가율 하락 현상이 장기간 고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1961~2017년 175개국을 대상으로 회귀 분석한 결과, 감염병 발행 이후 지니계수(소득분배 불균형 지표)가 상당 기간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덧붙였다.

[자료=한은 보고서]
[자료=한은 보고서]

◇ 디지털화·저탄소 경제 서둘러야

한은은 잠재성장률 하락 상쇄 방안으로 ICT(정보통신기술) 중심의 디지털경제 전환과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R&D 투자 확대, 제조업 스마트화)를 꼽았다.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비대면 접촉을 통한 경제·사회 활동이 늘면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도 가속화 됐는데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온라인 쇼핑, 배달 서비스 등이 오프라인 소비를 대체하고 영화·의료·교육·행정 등의 분야에서도 디지털 경제가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며 "각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ICT 인프라 및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의 총요소생산성은 2010년을 지나면서 급격히 하락한 이후 최근 정체된 상태이다"라며 "앞으로 디지털경제가 확대되고 바이오헬스산업이 발전하면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경제 전반에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번 위기 상황이 어느정도 해소되는 시점에 감염병 위기와 유사성이 높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저탄소경제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각국의 정책 대응도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회복을 뒷받침해줄 회복형 정책 중 환경친화적 정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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