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세계인구현황 보고서, 우리 0~14세 비율 뒤에서 세 번째 '미래' 암울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우리나라의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합계출산률)가 세계 꼴찌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체 인구에서 0~14세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최하위권이었으며,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세계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국가별 인구수는 여전히 중국이 가장 많았지만 인도가 그 뒤를 바짝 쫓아 수년내 역전될 지 주목된다.

11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에서 체험학습을 나온 북구청 직장어린이집 아이들이 메타세쿼이아길을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오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에서 체험학습을 나온 북구청 직장어린이집 아이들이 메타세쿼이아길을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세계 총인구 77억9500만명

30일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유엔인구기금(UNFPA)과 함께 발간한 '2020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 한국어판을 보면 올해 세계 총인구수는 77억950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8000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인구수는 중국이 14억3930만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인도가 13억8000만명으로 5900만명 차이로 좁혔다. 중국이 '1가구 1자녀' 정책을 포기했지만 그 여파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3억3100만명으로 그 뒤를 이었지만 인도와는 차이가 컸다.

우리나라 총인구는 5130만명으로 작년과 동일하게 세계 28위였다.

우리나라의 2015년~2020년 연평균 '인구 성장률'(증가율)은 0.2%로 세계 인구 성장률 1.1% 보다 낮았다.

◇ 한국 합계출산률 1.1명 세계 꼴찌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 출산율'은 1.1명으로 세계 최하위(198위)였다. 세계 평균(2.4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의 전체 인구 가운데 0~14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12.5%로, 세계 평균(25.4%)의 절반에 그쳤다. 우리보다 0~14세 비율이 낮은 국가는 일본(12.4%), 싱가포르(12.3%) 등 2곳 뿐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5.8%로 세계 평균(9.3%)보다 훨씬 높았다.

일본(28.4%), 이탈리아(23.3%), 포르투갈(22.8%) 등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들이다.

한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83세로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 등과 함께 세계 9위 수준이었다.

기대 수명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과 홍콩(85세)이었고, 이탈리아·스페인·스위스 등이 84세로 추정됐다.

2020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 중 인구통계학 지표 부분. [자료=인구보건복지협회 제공]
2020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 중 인구통계학 지표 부분. [자료=인구보건복지협회 제공]

◇ 한국, 모성사망률·피임실천률 등 상위권

태어난 아이 10만 명당 임신 중 혹은 출산 직후 임신과 관련된 병으로 사망하는 여성을 나타내는 '모성 사망 수'의 경우,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11명이었지만 세계 평균은 211명에 달했다.

15~49세 여성의 피임 실천율은 전 세계 평균값이 63%였다. 피임 실천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노르웨이(86%)였고, 차드·남수단(각 7%)이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는 81%로 세계 11위를 차지했다.

이번 보고서의 인구 동향 및 인구 관련 수치는 유엔(UN) 경제사회이사회, 세계인구 전망 등의 자료에 근거한 추정치다.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 자료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올해 보고서 주제는 '타의(他意):여성과 여아를 해치고 평등을 저해하는 관습을 거부하다'로, 여성 할례를 비롯해 조혼, 남아 선호 관습 등으로부터 여성과 여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김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은 "이번 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성 평등이 보장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며 "협회도 이를 위해 성·생식 보건 및 권리 강화를 위한 글로벌 행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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