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도 '10월 서프라이즈' 거론…일부에선 "오히려 관계 악화 가능성" 제기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페이스북]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페이스북]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전에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대선을 앞둔 대형 이벤트 '10월의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 추진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미국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 회담의 성사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존 볼턴 전 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뉴욕 외신기자협회 회견에서 "미국에는 선거 직전 '10월의 서프라이즈'라는 말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느낀다면 그의 친구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또 다른 회담이 상황을 뒤집어 놓을 어떤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도 볼턴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지난주 동안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속삭임이 있었다"고 말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어 "정상회담 가능성에 관해 일관된 수준의 소문이 있었다는 뜻"이라며 "정확히 어디에서 소문이 나오는지 알기 어렵지만 정상회담이 아주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충분한 얘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사진=청와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정상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오는 11월 미국의 대선 전에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주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유럽연합(EU) 정상들과의 화상회의에서 “미국의 대선 이전에 북미 간 다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데 한국은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청와대는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하며 “문 대통령이 언급한 북미 간 대화는 북미정상회담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회담에서 "그동안 어렵게 이룬 남북 관계의 진전과 성과를 뒤로 돌릴 수는 없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나는 인내심을 갖고 남북미 간 대화 모멘텀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미국 대선에 앞서 북미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은 “대선을 앞둔 10월, 북한의 도발로 인해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독일마샬기금(GMF)이 개최한 '브뤼셀포럼' 인터넷 화상간담회에 참석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전에 미북 정상이 추가로 회담을 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비건 대표는 북한에 외교를 향한 문을 계속 열어둘 것이라면서 "미국과 북한이 양쪽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당한 진전을 만들어낼 시간이 여전히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합의를 하는 것은 우리(미국)한테만이 아니라 북한에 달려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아주 견고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제시했으며 북한이 우리와 협상에 관여한다면 우리는 아주 빨리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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