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8조1000억원, 2018년 4분기후 최대실적...전 부문이 모두 '선전'
반도체 영업익 5조원대에 스마트폰 등 기대이상...3분기도 호실적 이어갈 듯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2분기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이라는  '깜짝실적'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언택트 수혜업종으로 분류되는 반도체 부문의 호황과 전 부문에서 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하고, 일회성 이익까지 반영되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대부분 증권사들이 컨센서스를 줄줄이 올리고 있긴 했으나 8조원대를 예상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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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력 보여준 삼성...영업익 8조1000억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전 분기(6조4500억원) 대비 25.58% 증가한 것이면서 지난해 동기(6조6000억원) 대비 22.73% 늘어난 것이다.

이에 비해 매출은 52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36% 감소했다. 전분기에 비해서도 6.02% 줄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15.6%로 2018년 4분기(24.2%) 이후 가장 높았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삼성전자 2분기 컨센서스를 상향조정하고 있었으나, 영업이익 최대치는 IBK투자증권의 7조60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 팬데믹 사태 속에서 반도체 부문에서 기대 보다 더 큰 실적을 올렸다.

스마트폰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게임 등 언택트(비대면) 수요 증가로 서버·PC 업체들의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반도체 수요가 탄탄히 받쳐주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력 제품인 D램 고정 거래 가격도 지난 5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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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부문 실적 모두 양호...스마트폰·디스플레이 선전

삼성전자 실적은 반도체가 다른 부문 실적 악화를 상쇄하는 반도체 효과가 큰 편인데, 2분기에는 전 부문이 고루 양호하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

잠정실적 발표 때는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으나 업계는 이번 2분기 깜짝실적을 이끈 주인공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문으로 보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4900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5월 이후 코로나 영향이 감소하며 출하량이 5400만대까지 회복된 것으로 추정됐다.

출하량이 기대치를 상회한 가운데 코로나 영향으로 마케팅은 이전보다 제한적이라 비용이 줄면서 무선사업부(IM부문)는 1조원 중후반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1조원 중후반대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와는 비슷하고, 전 분기보다는 1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지만 예상보다는 호실적인 데다, 3분기부터는 글로벌 생산·영업활동이 더욱 개선되며 회복세가 뚜렷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분기에 이어 적자가 예고됐던 디스플레이 부문(삼성디스플레이)은 일회성 이익이 약 9000억원 반영되며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이 7조원 이상이라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셈이다.

일회성 수익에 대해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확인을 하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아이폰 판매 부진 때문에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가 줄어든 데 대해 고객사인 애플이 삼성에 일종의 보상금을 지급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TV·생활가전 등 CE 부문 역시 국내 성수기 진입과 프리미엄 수요 증가와 맞물려 영업이익을 6000억원 이상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건강·신가전 판매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 반도체, 2018년 4분기후 최대실적 올린듯

실적 효자인 반도체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5조원대로 예상됐다. 2018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올해 들어 서버 D램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코로나19 발병 이후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비대면 확대에 따라 반도체 부문은 탄탄한 상황이다.

3분기에는 스마트폰, TV·가전 수요가 더욱 회복하고 디스플레이도 신규 스마트폰 생산 확대와 맞물려 회복세가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부문은 상반기에 쌓인 재고 때문에 하반기에는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호황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모바일·게임기 위주 수요 증가와 원가 절감으로 영업이익은 2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노근창·박찬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호실적을 거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확고한 기술 리더십이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위기 방어력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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