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자료 내고 M&A과정 폭로전 비판...체불임금 책임 등 조목조목 반박
"15일까지 선행조건 완수 않으면 계약해지" 입장 재확인...결국엔 엑시트?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측에 오는 15일까지 선행조건을 완수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의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지분의 정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최근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제주항공이 체불임금 해소 책임과 셧다운·구조조정 지시 등을 했다는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의 폭로에 대해선 조목조목 부인하고 나섰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제주항공 "셧다운 요구 강제한 사실 없다"

제주항공은 7일 입장 자료를 내고 "최근 이스타 측에서 계약의 내용과 이후 진행 경과를 왜곡해 발표해 제주항공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앞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양사 대표의 통화 내용과 간담회 회의록 등을 공개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제주항공은 셧다운 지시 주장에 대해 "당시 운항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석주 당시 대표가 국내선도 셧다운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한 것"이라며 "셧다운을 요구하거나 강제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지시 주장에 대해서도 전날에 이어 재차 "이스타가 자체적으로 작성한 내용"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피해와 체불임금 해소 책임에 대해 제주항공은 "주식매매계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부진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만 규정돼 있을 뿐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피해를 제주항공이 책임지기로 한다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체불임금은 근로기준법상 경영자의 책임을 엄격하게 묻는 불법행위 사안으로 당연히 현재 이스타 경영진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해결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일 오전 강서구 이스타항공에서 신규 이사, 감사 선임을 위해 열린 임시 주주총회가 제주항공의 명단 미전달로 또 무산됐다. 이날 이스타항공 사무실에 직원이 분주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오전 강서구 이스타항공에서 신규 이사, 감사 선임을 위해 열린 임시 주주총회가 제주항공의 명단 미전달로 또 무산됐다. 이날 이스타항공 사무실에 직원이 분주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 이상직 일가 각종 의혹...지분 정당성도 의문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의 각종 의혹과 지분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 측의 각종 의혹은 이번 인수계약에서 제주항공이 매수하려는 지분의 정당성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며 "해당 지분 인수에 따라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타에서는 (이 의원의) 지분 헌납으로 체불임금을 해결하면 딜을 클로징(종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본질과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현재 상황대로 딜을 클로징하면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 1700억원과 향후 발생할 채무를 제주항공이 덮어써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스타홀딩스 보유 지분도 제주항공이 지불한 계약금과 대여금 225억원에 대한 근질권이 이미 설정돼 이스타 측이 제주항공과 상의 없이 지분 헌납을 발표할 권리는 없다는 것이 제주항공의 주장이다.

◇ "15일까지 선결조건 해결 않으면 계약해지"

제주항공은 최후 통첩대로 이스타항공이 오는 15일까지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베트남 기업결합심사가 끝나 국내외 결합심사가 모두 완료되며 제주항공이 수행해야 할 선행조건은 모두 완료됐기 때문에 이스타 측의 선행 조건 완수만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타이이스타젯 보증 문제가 해결됐다는 증빙을 받지 못했고 계약 체결 이후 미지급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며 그 외에도 이행되지 않은 선행 조건이 다수 존재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거래 종결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선행조건 이행이 지체되는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됐고, 이제 양사 모두 재무적인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이번 인수에 대해서도 '동반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나 M&A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결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것인 만큼, 견실하게 회사를 운영해 갚을 수 있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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