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두번째 회동, 한국판 뉴딜 역할 모색 등 다양한 해석 나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만남 만으로 화제가 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두 번째 회동을 가졌다.

약 두 달전인 지난 5월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은데 대해 이 부회장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찾은 답방 형태였지만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우선 지난주 정 수석부회장이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2025년 전기차 10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세계 선도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이후 곧이어 이 부회장과 만났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그린 뉴딜의 선봉에 선 정 부회장이 이 부회장과 "함께 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두 회사는 총수간 회동에 대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각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양사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들은 이날 오전 연구개발현장을 둘러보고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를 시승한 뒤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삼성에선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삼성SDI 전영현 사장,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강인엽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황성우 사장 등이 동행했다.

현대차그룹에선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박동일 부사장 등이 맞았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R&D) 전초기지에서 만난 만큼 두 총수 회동에서 화두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기술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경영진이 차세대 친환경차, UAM, 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관해 설명을 듣고 의견을 나눴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양사간 거래가 거의 없는 상태로, 이번 회동은 협력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로서는 테슬라 질주로 격화된 미래차 기술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선 배터리를 포함해 첨단 부품 업체들과의 협력이 필수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가 나오는 내년을 도약 원년으로 삼고 있는데, 배터리 부문 등에서 삼성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전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인 20분 내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450㎞를 달린다.

현대차는 이번에 이재용 부회장을 남양연구소 초청으로 재계 총수에게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삼성이 한때 경쟁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눈길이 간다.

재계에선 젊은 총수들이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힘을 합하는 모습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1995년 설립된 남양연구소는 세계 시장에 출시하는 현대·기아차의 개발을 전담하는 세계적인 규모의 종합 자동차 연구소로 347만㎡ 부지에 종합주행시험장, 충돌시험장, 디자인센터, 재료연구동, 전자연구동 등의 시설이 있고 연구인력 1만4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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