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채권단과 재협상후 수용할 만한 인수조건 변경 없으면 포기" 유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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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제주항공이 23일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해 '노딜'을 선언하면서, 같은 처지인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업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현산도 결국 아시아나 인수에 손을 떼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특히 현산과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 채권단간의 재협상 이야기가 나온 지 40일이 지나도록 아직 테이블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산은 현재 지난 2일 러시아를 끝으로 인수 선결 조건인 해외 기업결합 심사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 상승에 의문을 제기하며 여전히 선결 조건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견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고, 지난 3일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 회장과 만나 인수 성사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으나 현산은 계속 묵묵부답이다.

최근 금호산업이 현산에 인수를 촉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내기도 했지만 현산은 역시 답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인수 포기를 기정사실화 하고 2500억원의 계약금 환급을 위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산으로서는 코로나19 변수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얻을 수 있는 실익과 위험을 다시 평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채권단과 재협상후 인수 조건을 협상해 보고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협상에에서 현산은 금호산업에 줘야 할 구주 가격과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5억원의 출자 전환, 아시아나항공 대출 상환 문제 등을 거론하고, 2조5억원 규모의 인수 대금도 대폭 낮춰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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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인수 결과는 항공업계 구조 재편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산이 결국 아시아나 인수에서 손을 떼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항공계열사 운명도 안갯속에 빠지기 때문이다.

당초 '통매각' 대상이지만 계열사와의 분리 매각이나 채권단 관리 등의 '플랜B'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여전히 업황이 어려운 만큼 당장 아시아나 재매각을 추진하기보다는 구조조정 등을 통해 몸집을 줄인 뒤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내놓는 방안이다.

한편 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12월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SPA)과 신주인수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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