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매출 전년 동기 비해 42% 감소
샤브샤브 지존 '하이디라오' 상반기 1조7000억원 영업손실 기록
외국 식음료체인업체도 철수 고려

중국 외식업계의 공룡으로 불리는 하이디라오의 베이징 한 매장.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손님이 엄청나게 많았으나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 직면해 있다. [사진 제공=징지르바오]
중국 외식업계의 공룡으로 불리는 하이디라오의 베이징 한 매장.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손님이 엄청나게 많았으나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 직면해 있다. [사진 제공=징지르바오]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 외식 산업의 규모는 인구에서 알 수 있듯이 상상을 초월한다.

1년 매출액이 웬만한 강소국의 국민총생산(GDP)보다 많다.

2019년 기준 매출액이 5조 위안(元. 850조 원)으로 인구 1000만 명에 가까운 오스트리아의 GDP의 1.5배 이상에 이른다.

짧으면 5년, 길면 10년 내에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외식 산업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결코 괜한 게 아닌 것이다.

중국 경제 당국이 경제를 자극할 히든카드로 외식 산업을 주목하면서 매년 각별한 신경을 쓰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외식 산업이 주류를 이루는 이른바 디탄(地攤. 좌판)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를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중국의 야심이 최근 크게 흔들리고 있다.

더불어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외식 산업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상당 기간 동안 현실이 크게 좋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탓에 중국 당국과 외식 산업 관계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는 통계를 보면 별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외식 산업의 매출액은 대단히 심각하다고 단언해도 좋다.

지난해 동기에 비해 무려 42.2%나 감소한 1조4609억 위안(248조2000억 원)에 그치고 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거의 반토막 가깝게 매출이 줄었다.

공룡업체들의 성적은 더욱 상황이 처참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증명해주고 있다.

우선 중국식 샤브샤브 업계의 지존이라는 의미에서 훠궈이거(火鍋一哥)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훠궈 체인업체 하이디라오(海底撈)의 실적을 꼽을 수 있다.

상반기에 무려 최대 10억 위안(1조7000억 원) 전후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전망은 썩 좋지 않다.

진짜 영업이 부진할 경우 연 적자는 15억 위안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2018년과 지난해의 영업 이익이 각각 7억 위안과 9억 위안 전후였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어느 정도 상황이 참담한지 분명히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하이디라오의 내년도 실적도 기대 이하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디라오에 이어 훠궈 업계 2위 업체인 샤부샤부(呷哺呷哺)와 오리고기 전문 체인 취안쥐더(全聚德) 역시 용 빼는 재주가 있을 까닭이 없다.

상반기에 전년 동기에 비해 30% 가까이 줄어든 매출로 각각 2∼3억 위안과 1억5000만 위안 전후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분식 회계로 퇴출 위기에 몰린 커피 체인점 루이싱(瑞幸. 영문명 루킨)커피는 영업 손실액이 아예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매 분기 5억 위안의 적자가 났던 만큼 또 다시 사기를 치지 않는다면 상반기에 20억 위안 이상의 대규모 영업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을 뿐이다.

이 정도 되면 당국의 혹독한 처벌이 아니라 적자를 감당 못해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한다.

외국 식음료 체인들의 성적은 더욱 초라하다.

올 상반기에 흑자를 달성한 업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기에 비해 50% 이하로 매출액이 떨어지지 않았을 경우 선방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에 속한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중국 철수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소고기덮밥 업체로 유명한 요시노야(吉野家)를 꼽을 수 있다.

600여개에 이르는 점포의 상당수를 내년 상반기 이전에 폐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사업은 완전히 망했다는 표현을 써도 크게 무리하지 않다고 해야 한다.

상황이 이러니 작은 식당 체인들의 상황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줄줄이 폐업을 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해도 좋다.

당연히 현실은 정 반대로 가고 있다.

중국의 외식 산업은 이제 백척간두에 서 있다고 해도 크게 무리한 표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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