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관 측근들 요직에 대거 배치…윤 총장 측근들은 대부분 좌천이나 유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고경순, 역대 네 번째 여성 검사장 승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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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법무부는 7일 조남관(24기) 법무부 검찰국장을 대검찰청 차장검사(고검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대검 검사급(검사장) 간부 26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검찰 인사는 추미애 법무장관 취임 후 두 번째 정기인사다.

이번 인사에서 관심을 끌었던 이성윤(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 "현재 진행중인 주요 현안 사건 처리를 위해 유임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 내용을 보면 검찰 내 윤 총장의 참모진이 대거 물갈이 되면서 추 장관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검 차장에 최근까지 추 장관의 참모 역할을 맡아온 조남관 검찰국장이 승진 발령됐다.

조 국장은 또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비서실장으로 근무할 때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조 국장의 대검 차장 승진 발령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조 차장을 윤석렬 총장 목구멍 아래 배치함으로서  윤 총장은 고립무원 신세로 전락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반부패·강력부장, 공공수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신성식·이정현 검사장이 모두 호남 출신 친정부 성향의 인사로 알려졌다. 

반면 윤 총장의 측근이나 '특수통' 간부들 상당수가 좌천되거나 제자리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 2월 대검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이성윤 지검장이 윤 총장의 지시를 거부한 것을 공개 비판한 문찬석(24기) 광주지검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또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이성윤 서울지검장이 유임됨에 따라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대립 구도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법무부는 또 이날 조상철(23기) 수원고검장을 서울고검장으로, 구본선(23기) 대검 차장은 광주고검장, 오인서(23기) 대구고검장은 수원고검장, 장영수(24기) 서부지검장을 대구고검장으로, 박성진(24기) 광주고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기도록 했다.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으로는 총 6명이 승진했다.

고경순(28기) 서울 서부지검 차장은 이번 인사에서 여성으로는 역대 네 번째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한 이정현(27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신성식(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이철희(27기) 순천지청장은 대검 과학수사부장, 이종근(28기) 서울 남부지검 1차장은 대검 형사부장, 김지용(28기) 수원지검 1차장은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각각 승진했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 현재 공석인 대전·대구·부산·광주고검 차장검사와 대검 인권부장 자리는 채우지 못했다.

법무부는 이날 인사에 대해 "검찰의 중심을 형사·공판부로 이동하기 위해 형사·공판부에서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온 검사들을 적극 우대했고, 민생과 직결된 형사 분야의 공인 전문검사를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장 직급 축소 방향을 유지하면서도 향후 수사권 개혁에 따른 형사사법 시스템의 변화로 대검 인권부의 기능이 효율적으로 개편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법률상 규정된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 절차를 투명하고 내실 있게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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