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배추 등 비에 취약한 신선신품 가격 폭등
추석 제삿상 차리기도 부담스러워질듯

서울의 한 대형마트 판매대에 채소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 판매대에 채소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코로나19에 긴 장마, 태풍까지 덮치면서 최근 채소 값이 급등하는 등 밥상 물가가 심상찮다.

게다가 50여일 뒤면 추석이 다가와 가뜩이나 주름살이 깊은 서민경제에 시름이 더 깊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긴 장마와 기록적 집중호우로 과수·채소 등 농작물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석상 차림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례없는 긴 장마로 농산물 상당수가 출하작업이 부진해지면서 지난 7일 현재 청상추와 양배추, 배추 등 대표 엽채류(잎줄기채소) 도매가격은 1개월 전보다 60~107% 급등했다.

배추 10㎏ 도매가격은 1만5440원으로 전월 대비 77.4%, 전년 동기 대비 80.0% 상승했다.

이마트의 손질 배추 1개 판매가격은 3,980원으로, 2주일 전 3300원보다 21% 올랐다.

지난달 초 200g에 2200원 하던 논산 양촌 상추 판매가도 2980원으로, 한 달 만에 35%나 뛰었다.

무 20㎏ 도매가는 1만5600원, 대파 1㎏는 3142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4.4%, 47.1% 올랐다.

문제는 최근 배추와 상추 등 신선식품 가격 급등세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채소, 과일 등을 중심으로 신선식품 물가의 고공행진이 추석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긴 장마가 몰고온 많은 비로 인해 현재 2000만평에 달하는 농경지가 물에 잠긴 데다, 일조량 부족과 비바람으로 인해 과수 농가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며 "농작물 침수·유실과 출하 차질이 길어질 경우 추석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어, 최근 산지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과와 배 등 과일과 시금치, 도라지 등 채소는 상품으로 나오기 까지 상당기간 시간이 필요하다”며 “비 피해가 큰 지역의 경우 밭을 아예 갈아엎은 곳도 있다보니 추석 시기에 맞춰 출하가 어려울 수 있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사과와 배 등 제수용 과일도 침수와 낙과 영향으로 공급량이 줄면서 추석 대목까지  ‘금값’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비가 워낙 많이 오다보니 수확작업 자체를 못해서 물량이 줄어 시세가 오르는 부분이 있는데, 8월 중순에 장마가 끝나고 다른 문제가 없다면 (추석 물가에) 큰 영향은 없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장마가 끝나고 고온기가 시작되면 탄저병 등 바이러스가 많이 퍼지기 때문에 단수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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