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부실 우려로 대손충당금 적립 늘며 당기순이익은 1.5조원 감소

서울 KEB하나은행에서 직원이 오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KEB하나은행에서 직원이 오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불안 속에서도 국내 은행들의 이자 수익은 전년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여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업들의 어려움으로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질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리면서 당기순이익은 작년 상반기보다 1조5000억원(17.5%) 줄어든 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은행들의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은 12조8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2조6000억원)과 비슷했다.

하지만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약 3조3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조원 늘면서 영업이익은 11조3000억원에서 9조4000억원으로 떨어졌다.

주된 이익 원천인 이자이익은 20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소폭(389억원) 감소하는데 그쳐 4개 반기 연속 20조원대를 유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순이자마진(NIM)은 0.17%포인트 하락했지만, 대출 확대 등으로 운용자산 규모가 9.6% 커지면서 작년 수준의 이자이익을 유지한 것이다.

핵심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NIM은 저금리 기조 속에 작년 1분기부터 하락하는 추세다. 올해 2분기에는 1.42%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비이자이익은 3조6000억원으로 3000억원(7.9%) 늘어났다. 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3000억원 늘었고 환율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외환·파생상품 관련 이익도 3000억원 더 거뒀다. 다만 신탁 관련 이익은 영업 위축 등으로 2000억원 줄었다.

비용 부분을 보면 대손비용이 3조3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조원(157%)이나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달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최저 수준인 0.33%인 것에서 드러나듯이 지금 바로 연체 문제가 나타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경제성장 전망치가 낮아진 점 등을 고려해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은행의 상반기 총자산수익률(ROA)은 0.49%,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68%로, 작년 동기(ROA 0.65%·ROE 8.37%)보다 각각 0.16%포인트, 1.69%포인트 내렸다.

한편 인터넷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400억원 증가하며 흑자 전환했다. 케이뱅크가 적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의 흑자 규모가 커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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