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성난 민심 여권인사 각종 의혹과 미흡한 대처에 지지 철회
이낙연 의원, '사이다 행보' 이재명 지사에 대권주자선호도 1위 빼앗겨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집중호우 피해현장인 병천천 제방을 둘러보기 위해 장화를 신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집중호우 피해현장인 병천천 제방을 둘러보기 위해 장화를 신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40% 아래로 급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20여차례에 걸친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값이 수개월새 억대 이상 급등하면서 민심이 요동치고, 윤미향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비위 의혹 파문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파문 등으로 국민들이 여권에 등을 돌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청와대 수석급 참모들을 교체하면서 지지율 반등을 노렸지만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는데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따른다.

한국갤럽이 11~14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전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39%로 집계됐다.

취임 후 최저치이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던 시기인 지난해 10월 셋째주와 같은 수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4월 총선 직후인 5월 첫째 주 71%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불과 4개월만에 3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여권의 계속된 악재 속에 지지율 급락세는 사실상 예견된 일이었다.

가장 핵심적인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란인데 최근 문 대통령이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발언이 국민들의 성난 민심을 더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윤미향 사태 속에서 불거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은 성난 민심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특히 '피해 호소인' 발언 등 박 전 시장에 대한 여권의 추모 분위기 조성은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현 정권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여성들에게 엄청난 실망감을 안겼다는 분석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여권에 대해 '오만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심의 불만 기류 속에 청와대가 꺼내든 집단사표 카드도 약발을 내지 못했다.

앞서 노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한 비서실 소속 수석 5명 전원은 "최근 상황에 대한 종합적 책임을 지겠다"며 일괄 사표를 냈다.

그러나 국정난맥상 돌파를 위한 이런 '충격요법' 조차 효과가 아닌 잡음만 남길 정도로 상황관리에 미숙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사표 제출을 제안한 노 실장은 그대로 자리에 남고 수석들만 교체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조원 전 민정수석의 경우 부동산 처분 과정에서 혼선이 벌어진 데 이어 단체 채팅방 탈퇴 과정 등도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첨단전력 구축방안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첨단전력 구축방안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차기 대선을 1년 6개월 앞둔 시점에 이낙연 대세론이 힘을 잃고 오히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부상하면서 대권 구도도 요동치고 있다.

이날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대권주자 선호도 1위를 독주하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17%)을 이재명 지사(19%)가 처음으로 제쳤다.

갤럽 조사에서 7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던 이 의원 지지율이 2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의원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여권 지지율 급락이 꼽힌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고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는 등 당정 대표성이 큰 만큼 여권 지지율과 연동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 지사는 4·15 총선을 전후해 지지율이 상승세를 이어오다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추가 상승 동력을 얻으며 마침내 이 의원을 앞질렀다.

이 지사 역시 민주당 소속이지만 광역단체장으로서 여의도 중앙정치에서 반발짝 물러나 있는데다, 코로나19 대응, 재난안전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사이다' 독자행보가 여론의 호응을 이끌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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