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없는 날인 1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 택배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택배없는 날인 1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 택배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오늘(14일)은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로젠택배, 롯데택배 등 대형 택배사들이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을 위해 지정한 ‘택배 없는 날’이다.

이번 ‘택배 없는 날’은 지난 1992년 택배산업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시행된 것으로, 그 동안 격무에 시달렸던 택배노동자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다만 ‘택배 없는 날’은 업계의 자발적인 합의로, 법적 구속력은 없다.

물류·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4개 대형 택배사의 시장 점유율은 80%로 나머지 20%는 중소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이에 대형 4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업체 택배 노동자들은 ‘택배 없는 날’ 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택배 없는 날'이 14일 처음으로 시행됐지만 CJ대한통운과 롯데택배, 한진, 로젠택배 대형 4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 택배사와 쿠팡·SSG 닷컴·마켓컬리 등 자체 배송망을 갖춘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정상 배송업무를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배송작업을 하는 한 업체 관계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14일 '택배 없는 날'이 28년만에 처음으로 시행됐지만 CJ대한통운과 롯데택배, 한진, 로젠택배 대형 4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 택배사와 쿠팡·SSG 닷컴·마켓컬리 등 자체 배송망을 갖춘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정상 배송업무를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배송작업을 하는 한 업체 관계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외에도 쿠팡·SSG 닷컴·마켓컬리 등 자체 배송망을 갖춘 전자상거래 업체 소속 근로자들도 이날 배송업무를 쉬지 못하고 현장에 투입됐다.

이날 쉬지 못하고 택배 배송업무를 하고 있는 중소업체 택배 노동자들의 한숨 소리가 깊다.

이들은 “택배 배송업무 조차 대기업 소속으로 일해야 하는 것이냐”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중소 택배업체의 한 배송 기사의 글에는 "쉬려면 다 같이 쉬어야지 누구를 위한 날인가 싶다"면서 "심지어 쉬는 날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차별받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휴무하지 못하고 배송을 하는 택배업체들도 고민이 있다.

한 소규모 택배업체 관계자는 "주로 기업 물량과 소상공인 물량을 담당하는데 택배 배송을 쉬면 이들 영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어 '택배 없는 날'에도 어쩔 수 없이 운송을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랜만에 휴식을 취한 택배노동자들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다.

사흘간의 연휴 후 17일부터 시작될 배송에는 그 동안 밀린 물량이 쏟아지면서 업무량이 더 크게 늘어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한편, 전날 고용노동부와 한국통합물류협회, 주요 택배사는 매년 8월 14일을 ‘택배없는 날’로 지정, 노동자들의 휴식권을 보장키로 했다.

공동선언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택배업계는 매년 8월 14일을 ‘택배 쉬는 날’로 지정하고 전체 택배 종사자가 쉴 수 있도록 했다.

이어 택배사와 영업점은 택배기사의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심야시간까지 배송을 하지 않도록 하고 적정한 휴식시간이 보장토록 했다.

다만 올해처럼 대형업체들만 참여하는 것이 아닌 전체 택배노동자들이 업무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 내용이 추가로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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