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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1-02-27 10:05 (토)
[실전 바다 선상낚시㉗] 부세조기 낚시 '한여름의 파티'
[실전 바다 선상낚시㉗] 부세조기 낚시 '한여름의 파티'
  • 하응백 문화에디터
  • 승인 2020.08.18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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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요포항의 등대 .
새벽 요포항의 등대 .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지난달 7월 15일(1물) 잠시 장마를 피해 백조기(보구치)낚시를 가서 씨알 좋은 백조기를 100마리 이상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백조기 낚시는 계속 잡히니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낚시다.

농담삼아 100마리가 잡히니 100조기 낚시라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낚시꾼의 욕심은 끝이 없다. 백조기를 원하는 만큼 잡았으니 부세조기를 잡고 싶었다.

한 주가 지나 장마 중이지만 8물을 택해 7월 22일 부세조기를 낚기 위해 홍원항과 붙어 있는 요포항으로 출조를 감행했다.

하지만 이 날은 부세는커녕 백조기도 몇 마리 낚아내지 못했다.

날씨가 워낙 안 좋았고 또한 사리물이어서 낚시하기도 힘들었다.

선장은 하루 종일 배를 대느라 고생했지만 그렇다고 조과가 좋을 수는 없었다.

역시 낚시는 자연적 조건, 즉 물때와 바람 등이 적당해야 한다는 걸 더욱 실감했던 날이었다. 100조기라고 백조기를 얕잡아 본 것에 대해 반성하지 않을 수 없는 날이기도 했다.

그리고는 내내 긴 장마에 접어들었다. 전국이 물난리로 힘든 여름을 보냈다. 드디어 8월 15일 충청 이남 지역은 장마가 끝났다기에 홍원항으로 출조를 감행했다.

홍원항을 확장하면서 항구 북쪽에 배를 댈 수 있는 작은 항만 시설을 따로 만들었다. 앞마을 이름을 따서 요포항이라 부른다. 요포항을 아는 사람은 아주 드물어 홍원항 북쪽 항구라고 하면 그나마 쉽게 알아듣는다.

피싱매니아호는 이 요포항에서 출항했다.

자리다툼을 하기 싫어 점잖게 천천히 배에 올랐더니 맨 앞, 좀 불편한 자리가 남아 있다. 백조기나 주꾸미 낚시는 맨 뒷자리가 좋고 맨 앞자리도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다.

이유는 단 하나다.

옆 사람과 줄 걸림이 적다는 것. 하지만 앞자리를 선택하면 파도가 치는 날에는 불편함을 각오해야 한다.

항해 중 파도를 뒤덮어 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장마의 끝자리라 물색은 탁하고 파도는 높다. 하루, 낚시가 쉽지 않을 것임을 짐작한다.

이날 충남 홍원 앞바다에는 약 60여 척의 배가 출조해 백조기를 잡았다.
이날 충남 홍원 앞바다에는 약 60여 척의 배가 출조해 백조기를 잡았다.

아침 6시경 홍원항에서 약간 남쪽으로 내려와 화력발전소가 보이는 곳에서 낚시를 시작한다. 바람 때문에 배가 밀린다.

배가 밀린다는 건 40호 봉돌이 바닥에 닿자마자 흘러서 뜨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바닥에 닿지 않으면 부세건, 백조기건 잡을 수가 없다. 선장은 줄이 흐르지 않게 계속 배를 움직여야 한다.

이럴 경우를 말해서 ‘줄을 잡는다’라고 한다. 줄을 잘 잡는 선장이 있고, 줄을 잘 못 잡는 선장이 있다.

아예 줄을 안 잡고 그냥 내버려두는 선장도 있다.

조금 무렵은 바람만 불지 않으면 줄을 안 잡고 내버려두는 게 이상적이다.

그렇게 하면 흘러가면서 백조기건, 주꾸미건 꾼들이 알아서 잡아내면 된다. 하지만 바람이 부는 경우, 선장의 줄잡는 실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부자(父子)가 함께 하는 배, 피싱매니아호.
부자(父子)가 함께 하는 배, 피싱매니아호.

피싱매니아의 젊은 선장은 조금 과격하게 줄을 잡았다. 바람이 많이 불어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윽고 첫 백조기가 한 마리 올라온다. 앙탈을 부리고 올라 온 백조기는 씨알이 잘다.

백조기 낚시의 미끼는 청갯지렁이다.

머리 쪽 입에서부터 꿰어 바늘 끝에서 2cm 정도 남기고 아래쪽은 버리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부세를 노릴 경우 청갯지렁이 끝을 버리지 말고 남겨두고, 바다 바닥이 바위와 같이 요철이 있을 경우에는 오히려 두 마리 정도를 꿰는 것도 부세를 잡는 요령 중의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참조기를 워낙 좋아한다.

내가 낚시한다고 하니 참조기나 한 마리 잡아오라는 사람도 있었다.

서해에서 오래도록 낚시를 했지만 낚시로 참조기를 잡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낚시로는 안 잡히는 물고기인가?

서해 연안 근해에서는 어부들의 그물에서도 참조기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아예 참조기는 충청 이북 서해 연안에는 없는 물고기인지도 모른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참조기는 봄이면 전남 영광 앞바다에서 잡기 시작해 오월 단오를 지나면서 연평도 근해에서 엄청나게 잡았다.

그러던 참조기가 요즘은 30cm 이상 크기면 엄청난 가격에 팔린다.

우리나라의 참조기는 굴비로 가공해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광 법성포에서 조기가공업에 종사하는 한 분은 국산 굴비 가공용 조기는 11월에서 12월 제주 한림항에서 경매로 낙찰받은 것을 사용한다고 했다.

냉동해 놓고 일년 내내 사용한다는 것이다.

동중국해 해역에서부터 제주 인근 해역까지 중국어선과 한국어선들이 경쟁적으로 북상하는 조기를 미리 잡아 버리니 영광 앞바다에 혹은 연평도 근해에 조기가 있을 리가 없다.

조기가 워낙 고가이니, 조기의 대체품으로 활용되는 것이 부세조기와 백조기다. 일반인들이 조기와 부세를 구분해내기는 힘들지만, 자세히 보면 조기 대가리에는 사람으로 치면 이마 부분에 다이아몬드 표식 같은 것이 있다.

부세나 백조기에는 없다.

부세조기. 공식 명칭은 부세. 영어 이름은 Large yellow croaker.
부세조기. 공식 명칭은 부세. 영어 이름은 Large yellow croaker.

영어 이름으로 보면 좀 더 쉽게 알 수 있다.

민어는 영어로 croaker라 한다.

croaker는 소리를 내는 녀석이란 뜻이다. 민어, 부세, 백조기 등 내가 잡아본 적이 있는 민어과 물고기는 모두 뿍, 뿍 혹은 뽁뽁 하는 소리를 냈다.

민어나 부세와 같이 큰 녀석은 중저음의 소리를 내고 작은 백조기는 다소 높은 음으로 뽁뽁 하는 소리를 낸다. 민어가 소리를 내니, croaker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참조기는 배가 노랗다고 해서 yellow croaker이라 했다.

부세는 Large yellow croaker, 백조기는 white croaker다. 굴비는 dried yellow croaker가 된다.

영어 이름처럼 부세는 백조기나 참조기보다 훨씬 크게 자란다. 50cm 이상 되는 것도 가끔 잡힌다.

부세는 회를 쳐보면 기름지고 찰지다.

여름 생선 중에서는 으뜸의 회 맛이다. 부세는 배 쪽이 참조기 보다 더 노란 황금색이다.

때문에 중국 사람들은 부세가 황금을 가져다주는 복덩어리 물고기라 해서 훨씬 부세를 더 좋아한다.

수요가 많으니 중국에서는 90년대 후반에 부세 양식에 성공해 대량 공급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으로 수출도 많이 한다.

한국에서는 중국산 양식 부세를 수입해서 굴비로 가공하여 판다.

시중에 파는 대부분의 부세 보리굴비가 중국산 양식 부세다. 통계를 보면 국내 부세 생산량은 693톤, 중국 수입량은 2만 270톤(2018년 기준)이었다.

국내 부세는 제수용 등으로 팔린 것이고, 중국 수입 부세는 상당수가 굴비 가공으로 투입된 것을 보면 ‘한국인이 먹는 보리굴비는 중국인이 키운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오전, 낚시는 힘들고 고기는 간간히 나온다.

선장은 부지런히 배를 이동시키며 포인트를 찾는다. 피싱매니아호는 젊은 선장이 키를 잡고, 노선장이 사무장 역할을 한다.

노선장이 줄도 풀어주고, 초보자들에게는 낚시 요령도 알려준다.

노선장의 작은 아들이 지금의 선장이다. 부자(父子)가 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다. 가끔 이런 경우를 본다.

아버지에게 일을 배워 낚싯배를 대물림하는 경우인데, 대개 아들 선장의 솜씨도 좋다. 포인트 선정도 잘한다.

성실하게 따박따박 백조기 마릿수를 채워나간다.

그러다가 오전 11시 정도. 미끼를 훅 가져가는 입질이 왔다.

예신이고 뭐고 없고 별안간 벼락 치듯 확 가져가는 입질이다.

부세가 입질한 것을 직감한다.

이럴 때를 대비해 드랙 조절을 해 놓았다. 그리 큰 녀석은 아닌 듯 조금 처박더니 올라왔다.

황금빛 어체. 잡을 때는 검은 빛이 돌다가도 햇빛을 받고 조금 있으면 배 부분이 완전히 황금빛으로 변한다. 그 황금빛이 아름답다.

드디어 부세를 한 마리 잡는다.
드디어 부세를 한 마리 잡는다.

오후, 바람이 잦아들면서 낚시는 쉬워진다.

특이하게도 2지(손가락 두 개 너비) 정도의 갈치도 올라온다.

매퉁이나 장대, 황해볼락도 가끔 올라온다. 그러다가 또 ‘확’하는 어신이 온다. 제법 드랙을 차고 나간다. 바로 이거다. 이번엔 좀 큰 부세임을 직감한다.

이거 잡으려고 전번 한번은 거의 꽝을 치고, 여름 장마철에 공을 들였다. 그럴수록 긴장이 된다.

바로 옆 꾼이 다 올렸다가 뱃전으로 올리기 직전, 떨어져 나간 것을 금방 목격했기 때문이다.

마침 노선장님이 옆에 있어, 뜰채를 부탁한다. 괜히 ‘들어뽕’했다가 떨어뜨리면 최소 몇 주일은 밤잠을 못 잘 거다.

또 놓친 황금의 부세는 상상 속에서 계속 자라서 나중에 6짜, 7짜가 될 거라서, 그런 ‘뻥’의 성립 자체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뜰채에 담긴 부세, 그리 크진 않다. 4짜 중반 정도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드디어 오늘 출조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때부터 낚시가 엄청 잘 된다.

역시 바람이 자고, 물때가 바뀌니 고기가 무는 때가 온 거다. 마지막 20분에는 2분에 한 마리가 올라 왔다.

그리고는 낚시 끝이다.

충남 보령과 서천 앞바다에 오늘 출조한 60여척의 백조기배들이 거의 귀항을 하고 난 뒤에도 마지막까지 피싱매니아호 선장은 한 마리라도 더 손맛을 보게 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날 잡은 총 조과. 부세 2마리 포함 총 80여 마리.
이날 잡은 총 조과. 부세 2마리 포함 총 80여 마리.

귀가해 잡은 부세로 회를 뜨고, 부세 서더리와 백조기 두어 마리 추가해 탕을 끓인다.

일 년에 한번 정도 즐기는 아주 특별한 맛이다.

한여름에 즐기는 부세와 백조기 여름 파티다.

부세 회와 부세 서더리 매운탕.
부세 회와 부세 서더리 매운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