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들 BIS비율 3분기연속 하락...기업대출 중심 신용위험자산 증가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 자리에서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헌 금감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 자리에서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헌 금감원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대출 증가에 국내은행의 핵심 건전성 지표인 자본비율이 3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경제위기 대응의 최전선에 있는 산업는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의 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53%로 전 분기 말보다 0.19%포인트 떨어졌다. 

연결당기순이익 등 총자본(6조4000억원·2.8%↑)보다 위험가중자산(67조8000억원·4.1%↑) 증가율이 더 컸기 때문이다.

기업 대출(48조6000억원)을 중심으로 신용위험가중자산이 50조원 늘었고,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위험가중자산도 19조원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총자본비율은 작년 9월 말 15.4%에서 작년 말 15.25%로 소폭 하락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말(14.72%)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0.54%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기본자본비율(12.67%)과 보통주자본비율(12.09%)은 전 분기 말보다 각 0.13%포인트, 0.07%포인트 하락했다.

리스크의 양적 특성만을 고려하는 단순기본자본비율은 0.02%포인트 상승해 6.32%였다.

다만 금감원은 "코로나19에 따른 대출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지만 대다수 은행·지주회사는 규제비율 대비 높은 자본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은행은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을 각각 10.5%, 8.5%, 7% 이상(자본보전완충자본 2.5%p 포함, 시스템적 중요은행은 1%p 가산)을 유지해야 한다.

은행별로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 등 시중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4~15%로 안정적인 수준이었다.

특히 바젤Ⅲ 최종안을 2분기부터 도입한 광주은행(18.22%)과 전북은행(15.03%)은 자본 비율이 상승했다.

반면 국책은행으로 코로나19 지원 최전선에 있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총자본비율은 각 12.85%, 13.45%로 비교적 낮았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총자본비율도 전 분기 말보다 0.94%포인트 하락한 10.2%였다.

한편 은행을 자회사로 둔 은행 지주회사의 자본 비율은 상승했다.

은행 지주사의 총자본비율은 13.68%로 전 분기 말보다 0.26%포인트 올랐다.

지주사의 기본자본비율(12.26%)과 보통주자본비율(11.17%)은 각각 0.28%포인트, 0.21%포인트 올랐다.

우리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이 지난 6월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21조8000억원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은행지주 전체의 위험가중자산은 3조4000억원 늘었고 총자본은 3조9000억원(연결당기순이익 3조6000억원, 자본확충 1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모든 은행지주회사의 자본 비율은 완충 자본을 포함한 규제 비율을 웃돌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은행과 은행지주가 자금 공급 기능을 유지하는 동시에 자본 확충과 내부유보 확대 등을 통해 손실흡수 능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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