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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0-10-28 08:52 (수)
[한국 유산기(28)] 날아가지 않은 봉황, 비봉산(1)
[한국 유산기(28)] 날아가지 않은 봉황, 비봉산(1)
  • 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 승인 2020.09.25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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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단계 하위지 선생 유허비를 보면서 골목길 지난다.

비가 내려선지 안개 가득하고 2월 하순, 농사 준비하느라 거름냄새 나는데 싫지 않다.

오늘은 9시 10분 구미시 선산보건소 도착해서 천주교회, 절집을 지나 9시 30분경 앙증스런 새순에 물방울 달고 있는 버들개지를 만난다.

버들개지는 버들강아지와 복수 표준어인데 사실은 버드나무 꽃봉오리다.

하위지 유허비.
하위지 유허비.

인(燐)성분이 많아 비 오는 날 밤 귀신같은 불이 보인대서 귀류(鬼柳), 뿌리에서 아스피린을 얻는다.

두통, 옻, 황달에 꽃을 달여 먹기도 하는데 기운을 뺏길 수 있으니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그래선지 집안에 심는 것을 꺼렸다.

암수 딴 그루로 낭창낭창 잘 휘어서 노류장화(路柳墻花), 담 위의 장미나 길가의 버들가지처럼 쉽게 꺾여 기녀를 가리키는 대명사로 불린다.

봄날 사랑하는 임과 헤어질 때 버들가지를 꺾어주었는데 정절을 지킨다는 것과 여자의 젊음은 오래가지 않으니 빨리 돌아오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백두대간 기양지맥 끝에 선 형제봉

나뭇가지마다 물방울이 달려있다.

멀리 비둘기, 닭 우는 소리 들으며 낙엽 쌓인 안개 산 걸어간다. 20여 분 올라서 능선 길 합류지점 지나고 산길마다 소나무 바늘잎 수북 쌓여있다.

눈바람 불어서 춥다.

어느덧 온몸에 땀이 흐르고 날씨는 해, 눈, 비를 반복하는데 10시 30분경 두꺼비 같이 생긴 바위도 눈바람이 스쳤다. 두껍바위라고 부르면서 돌탑까지 왔다.

솔숲 샛길로 눈이 살짝 내렸는데 보석을 뿌려놓은 듯 하얀 물감을 칠한 듯 보얗다. 멀리 길 너머 고속도로 차 달리는 소리 이곳까지 들리니 사람들이 만든 굉음에 자연은 온전할 리 없다.

아니 온전함이 오히려 잘못일 것이다. 정상으로 오르는 오른쪽 동쪽 비탈에는 물안개가 낙엽 위에 들불같이 피어오른다.

눈 녹으면서 햇살을 받으니 골골이 운무산행. 비봉산은 봉황이 두 날개를 펴고 날아가려는 모습으로 우리는 소나무·참나무 능선길 오르는데 봉황의 날개인 우백호 위로 걷는 셈이다.

인걸은 지령(地靈)이라 좋은 기(氣)가 흐르는 산을 자주 다녀야 우리 몸도 맑은 기운을 받게 된다.

선산의 이름이 신라의 일선주(一善州)에서 비롯됐다지만 선(善)은 산기슭의 차음(借音), 산이 순해서 선산(善山)으로 불리지 않았을까?

날개 닮은 산세.
날개 닮은 산세.

10시 50분경 일본군 초소 같은 감시탑을 지나 봉우리 나란히 선 형제봉(531미터)에 눈이 쌓여 먼저 왔다간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혔다. 언젠가 이 산에 처음 왔을 때 60대 부부를 만났는데…….

“속리산, 갑장산으로 연결된 줄기” 라고 했더니

“아닙니다. 김천에서 나온 기양지맥입니다.”

백두대간과 정맥을 두루 섭렵하고 지금은 버스로 다니면서 지맥을 익힌다고 한다. 기양지맥(岐陽支脈)은 백두대간 국수봉(797), 백운산(630), 기양산(706), 수선산(684), 형제봉(531), 신산(457미터)으로 이어지는데, 이날 강호의 고수를 만났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금강산, 설악산을 거쳐 강이나 계곡을 건너지 않고 지리산에 이르는 우리나라 산줄기로 1,400킬로미터에 이른다.

함경도를 동서로 관통하는 장백정간과 청북·청남·해서·임진북예성남·한북·한남·한남금북·낙동·낙남·금북·금남·금남호남·호남정맥 등을 포함해서 1대간·1정간·13정맥으로 부른다.

대간(大幹), 정맥(正脈), 기맥(岐脈), 지맥(支脈), 분맥(分脈), 단맥(短脈), 여맥(餘脈)으로 점차 세분하는데 이를테면 고속도로, 고속화도로, 국도, 지방도, 군도 식이다.

여러 가지 산줄기 구분이 있을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기맥은 100킬로미터 이상, 그보다 짧은 것은 지맥, 분맥은 지맥에서 분기된 30킬로미터, 단맥(短脈)은 대간에서부터 분맥까지 모든 산줄기에서 분기해서 10~30킬로미터까지, 여맥(餘脈)은 10킬로미터 미만, 섬의 산줄기는 따로 구분한다.

대간부터 단맥까지 산줄기는 수만 킬로미터 되니 백두대간 종주만 해서 자랑할 것이 못 된다.

흰 눈에 비친 햇살과 소나무 길은 삼박자가 되어 절경이다.

비봉산은 흙산(肉山)으로 어미산, 맞은편 멀리 선 금오산은 그나마 바위산(骨山)인데 햇살에 검은 실루엣(silhouette)을 그려 험준하게 나타난다.

그래선지 국가원수도 얼마나 강직하였던가?

11시 30분 갈등고개 임도합류지점(선산체육시설 3.3킬로미터) 10분 더 지나 부처바위다. 부처가 누워 있다는데 아닌 것도 같다.

이 산에 매번 올 때마다 부부를 만난다. 봉황이 길조이니 금슬 좋은 산이라 이곳에 오는 이들마다 금슬이 좋아질 것이다. 그래서 부부산으로 부를까 보다.

비봉산 정상 형제봉.
비봉산 정상 형제봉.

정오 무렵 한줌 점심인데 울릉도 전호나물, 밥, 김치, 사과 몇 조각으로 감식을 한다.

12시 25분 김해허씨묘를 지나 5분 후 매봉으로 불리는 영봉정(迎鳳亭)이다. 봉황을 영접하려니 눈이 부신다.

왼쪽 9시 방향이 냉산인데 신라에 불교를 전하던 스님이 서라벌 다녀오다 겨울에 복숭아·오얏(자두)꽃이 핀 것을 보고 절을 지어 도리사(桃李寺)라 했다.

10시 방향이 토목공화국의 영향으로 그 많던 오리알이 사라진 낙동강이요, 오른쪽은 황산, 넓은 들녘은 햇살 받아 영롱한데 반듯하게 정리돼 오히려 가지런함이 아쉽다.

저 너른 터를 바라보니 도읍이 되지 못한 선산고을의 위상을 실감한다. 천여 년 전 고려와 후백제 대군의 함성이 요란했을 것이다.

이 지역은 금오산성, 천생산성을 비롯해서 봉수대가 있었고, 사신접대와 공문수발, 관아 물자를 운반하던 교통·통신기관인 역참(驛站)이 있었다. 다시 오른쪽으로 무래리, 황산너머 망장리, 4시 방향이 무을이다. (다음 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