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 상승에 매매로 눈 돌리는 수요자 늘어
서울 저가지역 이어 수도권서도 가격상승 이어져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변경된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변경된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해 서울 강남 4구 등의 고가아파트 매매가격이 급속하게 안정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의 소외지역이나 수도권 등의 대출규제 제한선인 9억원 이하 아파트들은 상대적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민층들의 내집 마련 꿈도 점점 더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매매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들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1일 발표한 8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 대비 0.68% 올라 지난 2015년 12월의 0.70%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경기도의 경우도 전월대비 1.03% 올라 2015년 4월(1.32%)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실거래가(매매)에 따르면 지난 6월 8억원대 이하에 거래됐던 서울 노원구 하계동 하계2현대(84.9㎡)가 지난달 13일 약 1억원 가까이 오른 8억9500만원에 매매가 성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7억원대 후반이었던 서울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84.79㎡)도 지난달 9일 8억8500만원에 거래됐고, 구로구 개봉동 현대아이파크 84.98㎡도 연초 6억원대 중후반에 거래되던 것이 지난달 8일 8억7400만원에 팔렸다.

이 같은 현상은 수도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실거래가공개시스템으로 확인된 최근 경기도 아파트 매매는 9억원대(33평형대 기준) 미만의 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올해 초 수원 등 경기도 내 아파트 규제 정책이 발표된 이후 잠시 주춤했던 단지들이 다시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5억원대에 거래됐던 수원 권선구 금곡동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의 경우 각종 호재로 올 초 급등 현상을 보이다 정부의 규제방침으로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지난달 다시 7억원대까지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경기도 용인, 과천, 부천, 광명 등 수도권지역의 아파트 거래가 다소 들어 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9억원 미만의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각종 세제혜택에 대출 규제도 덜해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지역이 있을 것"이라며 "대체로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서울 외곽지역에서 아파트값 9억원 '키 맞추기'는 지난달 중순 이후 매수세가 조금씩 줄어들면서 주춤해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새 임대차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세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는 경우도 있어 가격을 지탱해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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