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탐방·회식 끊기고 일찍 귀가해 '집밥'...수요 급증 간편식업체 반사이익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외식업계의 '비명'이 빅데이터를 통해서도 들려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23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아예 영업을 중단하고 쉬는 업소들도 많아 매출 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치킨이나 피자 등 외식프랜차이즈, 간편식(HMR)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 한 식당이 점심시간인데도 손님이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재확산에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 한 식당이 점심시간인데도 손님이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빅데이터에서도 나타난 외식업체들의 '비명'

9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 사회관계망(SNS) 분석에 따르면 올해 6월 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최근 3개월간 '맛집' 언급량은 184만4080건으로, 직전 3개월 221만5658건보다 16.77% 감소했다.

이 분석은 네이버 블로그와 트위터 언급량을 집계한 것으로, SNS에서 유통되는 거대한 정보의 의미를 분석해 국내 여론·잠재적 수요·트렌드 등을 엿볼 수 있다.

최근 3개월은 여름 7~8월 휴가철이 포함된 기간인데도 '맛집' 언급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코로나19로 '외식 수요'가 줄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기간 '회식' 언급은 33만1947건에서 24만1225건으로 27.33% 줄었고, '외식'은 29만2645건에서 21만8268건으로 25.41% 감소했다.

회식과 외식의 수요가 4분의1 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달 광복절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배달'과 '테이크아웃'(음식 포장) 같은 키워드는 언급량은 급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의 분수령이 된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7일까지 24일간과 이전 같은 기간을 비교했더니 '배달'은 12만9932건에서 16만1473건, '테이크아웃'은 2만4407건에서 3만3360건으로 각각 24.27%·36.68% 증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간 '배달'과 '테이크아웃'이 가장 많이 언급된 날은 공통으로 금요일도, 주말도 아닌 월요일이었던 8월 31일이었다.

이날은 서울 등 수도권을 대상으로 2.5단계 방역 조치가 시작된 30일의 다음 날이다. 이날 하루 '배달'과 '테이크아웃'의 언급량은 각각 1만771건과 2181건에 달했다.

수도권 지역 내 프랜차이즈 카페 내부 취식이 금지되고, 오후 9시부터는 일반 음식점 외식도 불가능해지면서 배달과 포장으로 수요가 몰렸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 오후9시 식당 영업 제한이 치명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자영업자들은 이미 받은 대출금도 거의 소진돼 임대료·인건비를 충당하기가 막막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 외식과 간편식, 불편한 반비례

이런 외식업체들의 수요 감소는 다소 불편하지만 간편식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외부인과의 접촉을 꺼리게 되면서 간편식을 위주로한 '집밥'을 선택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외식업계 실태조사 결과 코로나19 공포감이 극대화되었던 2월 마지막주 국내 외식업체의 일평균 고객 수는 이전달보다 평균 29% 감소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던 3월 중순에는 평균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 조상훈 애널리스트는 '밤9시, 집에서 HMR 을 먹는 신데렐라'라는 리포트를 내고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상반기 간편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구조적으로 이어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간편식의 신규 소비층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간편식 시장 초기였던 과거 5년 동안에는 20~30대의 1인 가구가 주소비층이었는데, 지난해부터는 시니어층이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고, 코로나19를 계기로 계층을 불문하고 소비층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간편식을 처음 경험한 소비자들이 재구매로 이어지고 있어 수요 증가는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간편식이 추석명절 인기있는 선물로도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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