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신용대출·주담대 등 가계대출 11.7조원 늘어...사상 최대폭 증가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싼 이자에 일반인들까지 은행에서 빚을 내 부동산 투자와 공모주 청약 등 주식 투자에 나서면서 신용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지난달 신용대출 증가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대출도 한달 새 3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 전세대출 등이 크게 늘면서 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도 한달 만에 12조원 가까이 불었다.

지난 2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본점 앞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오후 명동 하나은행 본점 앞 모습. [사진=연합뉴스]

◇ 은행돈이 쌈짓돈?...가계대출, 한달새 11.7조원 늘어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원으로 7월 말보다 11조7000억원 늘었다.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월별 증가 폭으로, 사실상 사상 최대 기록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695조9000억원)은 한달 새 6조1000억원 불었다. 지난 3월(6조3000억원) 최대치 기록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잔액 251조3000억원)의 경우 5조7000억원 증가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6월 이후 수도권 주택 매매가 크게 늘어 관련 자금 수요가 시차를 두고 대출 실행으로 나타났다"며 "전셋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세 대출 증가 폭도 7월 2조7000억원에서 8월 3조4000억원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과 관련해서는 "아파트 분양 계약금과 최근 오른 전셋값 등 주택관련 자금 수요, 공모주 청약 증거금 납입과 상장주식 매수 등을 위한 주식투자 자금 수요, 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면서 늘어난 생활자금 수요 등이 증가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8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가계대출 급증 현상이 확인됐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카드 대출과 보험계약 대출(구 약관대출)을 중심으로 2조2000억원 늘었다.

이에 금융권 전체로 보면 가계대출이 한 달 간 14조원 늘어난 셈이다. 이는 지난해 8월(6조5000억원)의 2배 이상이고, 7월(9조4000억원)보다도 약 48.9% 증가한 것이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합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8월 말과 비교해 1년 사이 6.2% 늘었다.

항목별로는 한달 간 신용대출(9000억원)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2조원, 주택담보대출이 2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 추세가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추세적 흐름인지 면밀히 점검해 종합적인 점검 결과를 토대로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자료=한국은행 제공]

◇ 중소기업 대출 사상 최대폭 증가...대기업은 되레 줄어

기업 대출은 대기업은 오히려 줄었지만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8월 말 기준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961조원으로 7월 말보다 5조9000억원 늘었는데,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6조1000억원)만 따지면 집계 이래 최대 규모였다.

대기업 대출은 한달 새 1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4월(27조9000억원), 5월(16조원)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전체 기업 대출 증가 폭은 크지 않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8월 말 현재 1848조9000억원으로 한달간 8조3000억원 늘었다.

수신 종류별로는 언제라도 빼서 필요한 곳에 쓰기 쉬운 단기자금 성격의 수시입출식예금이 14조2000억원 증가했다. 기업자금과 지방정부 교부금 유입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기예금은 예금금리 하락과 함께 3조8000억원 줄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법인자금 유입에 채권형 펀드가 2조5000억원 늘었지만, 국고 여유자금 회수 등으로 MMF(머니마켓펀드)는 2조3000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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