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억원의 퇴직금과 체불임금 누가 책임지나?
이 이원은 지분 헌납 발표로 경영 손뗀다고 선언

【뉴스퀘스트=김호일 기자】 이스타항공 사태와 관련, 창업주이자 실질적 소유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이스타항공 노조는 9일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전주를 찾아 정리해고 철회와 정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사진=연합뉴스]
이스타항공 노조는 9일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전주를 찾아 정리해고 철회와 정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사진=연합뉴스]

.

이에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7일 이메일을 통해 임직원 60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이날 전주시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은 위기를 극복하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은 채 정리해고를 단행했다"며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진짜 오너' 이상직 의원이 이번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기업회생과 노동자생존권을 위한 사재출연을 하고 있지 않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퇴직금을 포함 지난 6개월 동안의 체불임금은 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노조는 정리해고만은 막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받지 못한 체불 임금 일부를 포기하고 무급 순환휴직을 제한하는 등 회사의 고통을 분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경영진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운항직 170여명을 포함해 605명을 지난 7일 정리해고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 ”회사가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노사가 이를 함께 극복하려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며 "단지 이상직 의원에게 매각대금을 챙겨주기 위해 이스타항공을 이윤을 남기는 기업으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하나의 목표 뿐이었다"며 질타했다.

노조는 "창업주이자 진짜 오너인 이상직 의원이 노동자들의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며 "사재 출연 등을 통해 이번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이 이스타항공이 회사 매각 추진 과정에서 고용유지 노력 없이 600여명을 정리 해고한 것과 관련해,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이자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 민주당 의원에게 사재출연을 고통분담 등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스타항공이 정리해고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고용유지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은 눈곱만큼도 찾아보기 어렵다. 코로나19 재난으로 인한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긴 것”이라며 “정부가 항공분야를 살리기 위해 투자한 40조 원 중에서 대량실업을 막겠다는 지원금은 도대체 어디에 쓰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특히 이스타항공의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 민주당 의원을 지목하며 “212억의 재산을 가진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은 노동자의 땀으로 돈을 벌어들이고도 일자리 유지를 위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5억원의 고용보험료조차 떼먹으며 노동자들이 고용유지지원금조차 받을 수 없도록 했다”고 질타했다.

심 대표는 ▲정부여당 주도의 이스타항공 노사테이블 마련 및 정리해고 중단, 고용유지방안 마련 ▲기간산업안정자금 범위 저가항공사까지 확대 ▲이상직 의원 사재출연 등으로 고통분담 등을 요구했다.

이날 정의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강은미 의원도 이상직 의원이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 소속 의원이 사장인 기업에서 오히려 대량해고를 묵인하는 모순이 자행되고 있다”며 “200억이 넘는 재산으로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재산 1위인 이상직 의원은 이스타 항공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이스타항공은 정리해고를 중단하고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등 노사가 함께 고통을 분담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살인과 다름없는 해고를 즉각 중지 해야 하며, 휴직, 순환 근무 등 모든 고통 분담을 감내하겠다는 노동자들의 눈물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딸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는 이스타항공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날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등기이사직 사임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표는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에 차질이 빚어지자 이스타항공의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7월1일자로 이스타항공의 브랜드마케팅본부장(상무)직에서 사임한 바 있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 6월 29일 자신의 자녀가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39.6%(410억원어치)를 모두 회사에 무상으로 넘긴다고 전격 발표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 지분구조 [그래픽=연합뉴스]

현재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66.7%)과 딸(33.3%)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의원은 자신의 두 자녀가 보유한 지분 헌납을 통해 일가가 앞으로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스타항공에 어떤 식으로 지분을 넘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어 이 의원의 두 자녀가 여전히 최대주주로 남아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