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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0-09-29 14:29 (화)
대림산업이 회사를 3개로 쪼갠 진짜이유...'묘수' 될까
대림산업이 회사를 3개로 쪼갠 진짜이유...'묘수' 될까
  • 최석영 기자
  • 승인 2020.09.11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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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건설·석유화학 3개사로 나눠...'잡음'없는 지배력 강화에 세제혜택은 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대림산업이 내년부터 지주사·건설·석유화학 3개 회사로 나뉘게 된다.

기존 대림산업을 지주회사 디엘 주식회사(가칭)와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디엘이앤씨(가칭), 석유화학회사인 디엘케미칼(가칭)로 분할하는 것.

분할방식은 대림산업을 디엘과 디엘이앤씨로 인적분할하고 디엘에서 디엘케미칼을 물적분할하는 구조다. 디엘과 디엘이앤씨는 기존 회사 주주가 지분율에 따라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는다.

분할비율은 디엘 44%, 디엘이앤씨 56%다. 동시에 디엘은 석유화학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디엘케미칼을 신설하게 된다. 디엘이 디엘케미칼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대림은 12월 4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지주회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이 엇갈리는 건설과 석유화학 부문을 나눠 기업가치를 높이고, 향후 지주사 개편 작업을 통해 지배력 강화 여지도 남겨뒀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대림산업 본사 전경과 이해욱 회장. [사진합성=뉴스퀘스트, 자료사진=대림산업]
대림산업 본사 전경과 이해욱 회장. [사진합성=뉴스퀘스트, 자료사진=대림산업]

◇ 저평가된 건설부문 재평가 이뤄질까

대림은 "그동안 건설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이 독립적으로 성장전략을 추진해 나갈 최적화된 시점을 모색해 왔다"며 "기업분할로 산업별 특성에 맞는 개별 성장전략을 추구하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통해서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극대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건설과 유화 부문의 사업이 분할되면서 복합기업으로 평가절하 됐던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분할 결정을 계기로 건설 부문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박형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건설 사업부문은 아크로(ACRO) 브랜드를 기반으로 주택 사업에서 대부분의 이익이 창출되며 현재 플랜트 부문 및 해외 부문은 매출이 크지 않다"며 "올해 기준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연간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순수 건설부문 시가총액은 1조8000억원에 불과해 향후 재평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저평가 국면이 오랜 기간 지속된 대림산업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분할 이벤트는 변화의 종료가 아니라 시작"이라며 "관건은 오는 11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분할 안건이 승인돼야 하며 이 과정에서 주주가치 제고 관련 정책, 분할 이후 장기적인 성장 비전, 기업가치 재평가 방안 등이 거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우선 '당근' 취하며 지주회사 흐름 따라간다

대림산업은 그런데 왜 어렵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통해 3개사로 회사를 분리한 것일까.

증권가는 표면적으로는 대림산업이 지주회사 체제로 바뀌는 시대의 흐름을 더 늦기 전에 따라가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또 대림산업을 지주회사로 바꾸려면 각종 분할 작업을 거치면서 계열사끼리 얽혀있는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정부가 지주회사 체제로 촉진하기 위해 당근으로 쥐어준 '과세이연'이라는 혜택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2000년 지주회사 설립·전환을 위해 주식 현물을 출자할 때 주는 과세특례를 신설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현물출자로 취득한 주식가액은 장부가액으로 취득한 것으로 보고, 회계적으로는 시가로 계상하되 그 차액에 대한 회계처리는 자산조정계정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하지만 2021년 12월 31일 이후에 진행되는 건에 대해서는 4년 거치, 3년 분할 납부를 하게 했다. 지주회사로 바꾸면서 현물출자로 주식을 취득하고, 처분할 때까지의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등을 7년 안에 모두 내야 한다는 뜻이다.

대림산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이와 같은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2021년 12월 31일 이전까지 작업을 마쳐야 한다.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사진=연합뉴스]

◇ 이해욱 지배력 강화하면서도 '잡음'은 피해

무엇보다 이번 대림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해욱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현재 이해욱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대림산업 지분율은 23.1%에 불과하다.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진 상황은 아닌 셈이다. 현재 외국인투자자와 국민연금공단(13.5%) 등이 대림산업 지분율 53%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사분할 발표에서 이상한 대목은 건설사업부문이나 지주사에 대한 이해욱 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대한 내용이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합병에 대한 언급도 없다.

통상 그룹사들은 지주회사로 바꾸면서 계열사간 합병을 거쳐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꾀해왔다. 

이에 대해 증권가의 애널리스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문제가 되는 것을 보면서 비슷한 방법을 선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획기적으로 대주주의 지분율을 높이는 것보다는 잡음을 줄이고 향후의 포석을 깔아두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증시에선 디엘과 그동안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해왔던 대림코퍼레이션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해욱 회장은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52.3%를 보유하고 있다.

대림코퍼레이션과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디엘이앤씨 지분을 디엘에 현물출자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디엘이 분할 이후 주식매입, 공개매수 또는 현물출자 등의 방안을 통해 디엘이앤씨 지분을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다. 이럴 경우 이해욱 회장 및 대림코퍼레이션-디엘-디엘이앤씨로 이어지면서 지배력이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