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주장완장 차기는 이번이 처음
주장 덕목으로 ‘솔선수범 오지랖 악역’ 꼽아

최근 열린 제천 코보컵 대회에서 환호하는 김연경(연합뉴스)
최근 열린 제천 코보컵 대회에서 환호하는 김연경(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이 흥국생명 배구단 주장을 맡았다.

김연경이 국가대표와 해외 진출팀에서 주장 완장을 찬 적은 있으나 국내 소속팀 주장을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배구계, SNS, 배구 갤러리 등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이달 초 제천에서 열린 코보컵 대회 결승전에서 GS칼텍스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뒤 최근 훈련에 복귀했다.

구단은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김연경에게 주장 임무를 제의했고 이를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흥국생명 주장은 지난해부터 김미연이 맡아왔다. 그는 "언니는 분위기 메이커다. 쉬지 않고 계속 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김미연은 이번 코보컵 대회에 부상으로 코트에 나서지 못했고 선배인 김연경이 복귀하면서 자연스레 주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연경의 주장역사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FIVB 월드그랑프리와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처음으로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뽑힌 것.

당시 김연경보다 나이가 많은 선배들이 있었지만 국가대표팀에서 중고참의 위치라는 점과 김연경의 국제적 위상 등을 고려해 발탁했다는 지적이다. 이후 국가대표팀 소집시 여러차례 주장을 맡기도 했다.

또 지난 2019-2020시즌에는 터키 엑자시바시 최초 외국인 선수 주장으로 임명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선수단 중고참인 화끈한 성격의 김연경이 흥국생명 주장을 맡게 됨에 따라 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주장 행보와 관련, 김연경은 지난 6월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이승기, 신성록, 양세형, 차은우, 김동현과 대화를 나누면서 ‘주장의 덕목 3가지’를 밝힌 바 있어 향후 그의 행보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당시 그는 출연진과 대화에서 “첫째, 솔선수범이다. 남보다 앞장서서 규범을 지키고 모범을 보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둘째는 오지랖이라고 했다. 김연경은 “팀원들의 세세한 부분까지도 신경쓰고 감독과의 관계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게 정말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결국 오지랖에서 나오는 팀원을 향한 관심과 사랑이 경기 때 승리를 이끌어 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 덕목으로 ‘악역’을 꼽았다. 김연경은 “리더의 조건이 화를 안내는 사람이 아니라 화를 감정이 아닌 이성적으로 잘 낼 줄 아는 것”이라며 “주장은 악역도 스스럼 없이 맡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연경은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우리는 오로지 사랑을 함으로써 사랑을 배울 수 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 여러 장을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김연경은 사랑이라는 의미의 영문 ‘러브’(Love)가 새겨진 남색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아래를 응시하고 있다.

정확한 의도는 불분명하지만 이는 김연경이 흥국생명 주장을 맡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아무튼 ‘주장’ 완장을 찬 김연경과 흥국생명이 어떻게 달라질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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