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스트증권, '신규 호텔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기여할 지 의문'

롯데시티호텔 명동 전경. [사진=롯데호텔 홈페이지]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최근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의 5성급 호텔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국내 고급 호텔 및 리조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 호텔은 외국인 비즈니스 수요에 기반 한 객실 매출이 주된 수입원인데다 신규 호텔 증가로 인한 객단가 하락, 초기 비용 투자 및 고정비 감안 시 투자 비용 대비 회수 기간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는 등 부정적인 전망이다.

이베스트증권은 22일 ‘국내 호텔산업 점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방역 및 안전성에 대한 수요 증가로 숙박업소에 대한 선호도 역시 5성급 호텔, 풀빌라, 고급 리조트 등을 중심으로 양극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휴양지인 제주도, 부산, 속초 등을 중심으로 국내 고급호텔 및 리조트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롯데는 부산(시그니엘), 신세계는 부산(그랜드 조선 부산)과 제주도(그랜드 조선 제주), 반야트리 그룹은 강원도 속초(카시아), 아난티 그룹은 프리미엄 호텔 및 리조트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베스트증권의 안진아 연구원은 이처럼 기존 호텔 사업자들이 공격적으로 신규 호텔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코로나 이후 달라진 여행/레저 수요 ▲내국인의 국내 호텔 이용률 증가 ▲호텔 부대시설 수요 확대 등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가운데 공격적으로 호텔 사업을 확장하는 그룹은 신세계 그룹이다.

호텔 및 면세점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은 대표적으로 서울과 부산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신세계는 글로벌 호텔 체인을 목표로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신규 호텔 5 곳의 런칭을 앞두고 있다.

부산, 제주, 강남 등에 5성급 호텔 세 곳과 비즈니스 호텔 등으로 각 호텔의 특수성을 반영해 독자브랜드(강남), 소프트브랜드(판교), 브랜드제휴(명동) 계약 형태로 진행된다.

안 연구원은 “2016년 이후 신세계 조선호텔 매출액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2015 년 이후 현재까지 적자를 지속하며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18 년 첫 독자 브랜드 호텔인 레스케이프 호텔을 오픈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연구원은 “누적 손실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세계는 지난 3 월 이마트로부터 특수관계인에 대한 출자를 통해 1000 억원(보통주 589 만주) 규모의 운영자금을 확보했고 새로운 운영자금은 신규 호텔 사업 진출에 활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신규 호텔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우려했다.

호텔롯데도 마찬가지로 부산에서 5성급 호텔 시그니엘을 런칭 중이다.

호텔롯데 사업본부는 크게 호텔, 면세, 월드, 리조트 분야로 나누어진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에 기여도가 가장 큰 사업 부문은 면세점인 반면 호텔 사업부문은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호텔롯데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100%인 면세사업부가 적자 전환하자 롯데는 수익성이 부진한 해외 면세점 법인 철수를 통해 추가 손실을 방지하고,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금을 확대한 바 있다.

올 상반기에는 대만 소재 면세점 법인(Lotte uty Free Taiwan Co., Ltd)을 청산했으며, 하반기에는 법인(Lotte Duty Free Thailand Co., Ltd)면세점 정리를 앞두고 있다.

특히 태국법인의 경우 연 매출 증가율이 저조한 가운데 고정비 지출 증가로 순손실이 증가하면서 2015년 이후 작년까지 태국 법인 누적 손실액은 약 444 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대만 및 태국 법인 청산 후 남는 해외 법인은 홍콩, 베이징, 마카오,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호주, 뉴질랜드, 괌 법인 등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 상반기 조달 금액은 1조 5627 억원(공모 7,000 억원, 사모 8,627 억원)에 달하며 공모 회사채 7,000 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활용됐다.

하반기 조달 금액 역시 대부분 차입금 상환 예정이며, 장기 CP 6000 억원 가운데, 면세 상품 구매 대금으로 523 억원만 운영자금으로 활용 예정이다.

9 월 초 현재까지 자금 조달 금액은 약2.2 조원으로 전년 한 해 자금 조달(1 조 7,900 억원) 수준을 훨씬 상회한 수준이다.

롯데는 2017~2018 년까지 총 7 개 호텔을 오픈하며 비용 지출이 증가했고 연초 코로나19 장기화로 면세사업부의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 신규 호텔 개점에 투입된 자금 상환까지 더해져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차입금 의존도는 연말 40%에서 상반기 기준47%로 확대되었으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131%에서 상반기 기준 156%로 증가했다.

한편, 호텔롯데의 현금성 자산은 1 조 313 억원으로 순손실 금액을 감안, 차입금 활용계획이 없다고 가정할 때  3개 분기 정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안 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호텔 사업 적자폭 확대 및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면세 사업부 마저 적자 전환한 상황에서 해외 호텔 진출 및 국내 호텔사업 확장은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판단된다”며 “한정된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경쟁으로 마진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에 나가지 못한 여행/레저 수요가 국내 휴양지로 집중되면서 여름 휴가철 시즌에 부산, 제주도의 5 성급 호텔은 80~90% 높은 예약률을 보였다.

반면, 시내 호텔 객실 이용률은 30% 수준으로 휴양지 대비 낮은 수준을 보였으며, 8 월 말 기점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재차 심화되자, 시내 호텔 중심으로 예약률은 10%대까지 하락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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