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영구적으로 종식돼야 한다"

이날 기조연설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사전녹화 영상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75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기조연설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사전녹화 영상으로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전 세계 정상들 앞에서 다시 한번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제75차 유엔총회에서 영상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하고, 나아가 세계질서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에 남아있는 비극적 상황을 끝낼 때가 되었다.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되어야 한다"며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 평화는 아직 미완성 상태에 있고, 희망 가득했던 변화도 중단됐으나 한국은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변함없이 믿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과 북은 생명공동체"라며 "여러 나라가 함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보장하는 협력체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다자적 협력으로 안보를 보장받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종전선언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다만 최근 남북 및 북미관계가 경색돼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종전선언 언급은 다소 의외라는 해석이 많다.

반면 11월로 다가온 미국 대선 등을 감안할 때 지금이 종전선언을 이슈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또한 집권 후반기에 들어간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관련해 전 세계 국가들의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 실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올 한해 각국이 벌여온 코로나와의 전쟁은 어떤 국가도 혼자만의 힘으로, 또 이웃에 대한 배려 없이 위기를 이겨낼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코로나 2차, 3차 대유행의 우려가 여전한 만큼 한국은 K-방역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연대와 협력의 다자주의와 규범에 입각한 자유무역질서를 강화해가야 한다"며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고 함께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을 추구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이번 유엔 총회 참여는 취임 후 네 번째로, 이날 기조연설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사전녹화 영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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