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탑승한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사진=서해어업관리단 제공(연합뉴스)]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탑승한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사진=서해어업관리단 제공(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지난 21일 소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 A씨가 북한 군의 총격에 의해 사망 한 뒤 시신마저 불태워진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또한 군 당국은 피격당한 공무원의 월북 가능성을 제기해 유가족과 야당 측의 거센 비난과 반발을 사고 있다.

국방위 간사인 한기호 의원(국민의힘)은 24일 국방부 보고 내용 등을 토대로 "이 공무원이 21일 오전 8시가 지나 물흐름이 북쪽으로 바뀐 시간대에 없어졌으며, 실종 당시 구명조끼 등을 준비한 것으로 볼 때 월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도 "(22일)오후 4시 40분께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북측 인원이 실종자에게 접근해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월북 경위 진술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며 월북 가능성을 제기했다.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 A씨의 친형이 24일 동생이 남겨두고 간 공무원증 등을 근거로 월북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은 A씨의 공무원증. [실종된 공무원의 형 제공(연합뉴스)]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 A씨의 친형이 24일 동생이 남겨두고 간 공무원증 등을 근거로 월북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은 A씨의 공무원증. [실종된 공무원의 형 제공(연합뉴스)]

하지만 숨진 공무원의 친형 B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동생이 월북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는 "무슨 근거로 '월북'이라는 용어를 근거로 내세우며 몰아가나?"며 "월북을 하려 했다면 공무원증이 왜 배에 그대로 있겠나. 돈 없으면 가정사가 있다면 다 월북해야 하냐. 빚이 있으면 다 나쁜 놈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또한 "멀쩡한 국민이 북한의 해역에 떠밀려서 총살이라는 비극이 발생했고 마치 파렴치한처럼 몰아가는지 개탄스럽고 분통 터진다"며 "참담하고 괴롭고 몸이 힘들지만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약 30시간의 해상표류 중 최소한 20~24시간 동안 우리 해역에서 표류 또는 떠다닐 때 우리 군은 어디서 무엇을 했냐"며 "같은 시간 저는 애타게 동생을 찾았고 동생은 바로 위에서 거의 실신 상태로 북측에 잡혀서 총질을 당할 동안 군은 입 다물고 있었나?"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도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아이가 둘 있는 40대 공무원 가장이 도대체 어떤 연유로 어업지도선을 타고 월북했다고 단정하는 것인지 국민의 의혹은 커지고 있다"며 "꽃게 조업 지도를 하다 북한 어민 또는 군인들에 의해 피격을 당한 것은 아닌지, 표류했다가 피살당한 것은 아닌지 등 다른 가능성은 언급조차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 해양수산부의 브리핑도 정부의 '월북' 발언이 섣부른 것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엄기두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숨진 공무원이 평소 주변에 월북 얘기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동료들과도 그런 얘기를 나눴던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런(월북 가능성) 얘기를 하는 사람이 전혀 없다"면서 "증언도 당연히 없다"고 답했다.

해경은 현재 숨진 A씨의 금융·보험 계좌와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확인, 국방부가 발표한 A씨의 월북과 평소 채무가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최근 코로나19 방역 조치와 관련 국경지대에서 무조건적 사격을 가하는 반인륜적 행위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북한의 만행과 관련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은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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