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활동 동향,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비스업 직격탄
제조업·설비도 동반하락...소비는 7월 기저효과로 반등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코로나19 재확산과 역대 최장 장마로 8월 실물경제가 석 달 만에 다시 풀썩 주저앉았다.

서비스업과 제조업 생산이 함께 감소로 전환했고,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된 소비만 반등했다.

국민들이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한 대가로 어렵게 얻은 경기 회복세를 상당부분 다시 원점으로 돌린 셈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9% 감소, 5월(-1.2%) 이후 3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6월(4.1%)과 7월(0.1%)에는 플러스(+)였다.

지난 23일 가을옷이 진열된 상점들이 있는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3일 가을옷이 진열된 상점들이 있는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 산업생산 0.9%↓…제조업·서비스업 모두 1.0% 줄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서비스업 생산 감소 영향이 컸다. 서비스업 생산은 1.0%나 줄었는데 5개월 만의 감소다.

코로나19 첫 확산 때인 2월(-3.5%)과 3월(-4.4%) 감소했다가 4월(0.4%), 5월(2.4%), 6월(2.2%), 7월(0.3%) 등 넉 달 연속 늘었으나 8월 다시 꺾인 것이다.

숙박·음식점(-7.9%), 예술·스포츠·여가(-8.6%) 부문이 특히 부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 격상에 이들 업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광공업 생산도 0.7% 줄었다. 5월(-7.0%) 이후 3개월 만의 감소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면서 수출이 좀처럼 회복 기조로 돌아오지 못하는 탓이다.

식료품(-7.3%), 자동차(-4.1%), 기계장비(-3.8%) 등에서 줄었고, 반도체(4.0%), 1차 금속(4.5%) 등은 늘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8월 산업활동동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8월 산업활동동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소비 3.0%↑…"7월 내렸던 기저효과"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8월 소매판매액은 한 달 전보다 3.0% 늘었다.

소매판매액은 4월(5.3%), 5월(4.6%), 6월(2.3%) 등 3개월 연속으로 늘다가 7월 6.0% 줄어들면서 조정을 받은 뒤 8월 다시 반등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매판매액이 6월까지 계속 증가하다가 7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 종료 등과 그동안 많이 올랐던 영향으로 감소했는데, 그 기저효과로 8월에는 거꾸로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긴 장마에 건조기와 같은 제품이 많이 팔린 데다 가전 구매 환급제 종료 효과가 겹치면서 가전제품 등 내구재(12.7%) 판매가 늘어난 부분도 있었다. 8월 가전제품 소매판매지수(197.7)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5년 이래 최고다.

안 심의관은 "소매판매액은 전월비 3.0% 올랐는데 전년동월 대비로도 0.3% 올랐다"며 "소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동행지수·선행지수 상승…"재확산 전 조사 수치 포함"

설비투자는 한 달 전보다 4.4% 줄었다. 기계류(-5.8%)와 선박 등 운송장비(-0.2%) 투자가 모두 감소했다.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은 건축(-6.5%) 및 토목(-8.5%)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보다 7.1% 감소했다. 역대 최장기간에 걸친 장마로 조업일수가 부족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6포인트 올랐다. 다만 선행지수 구성 지표 중 경제심리지수는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 이전에 조사한 수치라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안 심의관은 "코로나19가 8월 중순부터 9월에 걸쳐 재확산됐는데, 그 충격은 8월 통계에 일부 반영됐고 9월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9월 중순부터는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어 9월 지표도 8월과 비슷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날씨 요인 등으로 생산·투자가 감소하는 등 그간의 회복세가 다소 제약받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 확산세와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9월에도 지속된 만큼 향후 지표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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