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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0-10-26 22:37 (월)
[실전 바다 선상낚시(30)] 인천 무의도·자월도 '주꾸미낚시'
[실전 바다 선상낚시(30)] 인천 무의도·자월도 '주꾸미낚시'
  • 하응백 문화에디터
  • 승인 2020.10.07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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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기사가 낚싯대를 휘돌려 주꾸미를 잡았다.
중세의 기사가 낚싯대를 휘돌려 주꾸미를 잡았다.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가을철 주꾸미 선상낚시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주꾸미낚시 출조지의 양대 산맥은 군산 비응항과 충남 오천항이다.

오천항의 경우 수도권에서 가깝고 원산도와 안면도 등이 근거리에 있고, 바람에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항만시설이 열악해 주말 물때가 좋은 날이면 주차 전쟁이 벌어진다. 주말이면 약 200척 이상의 배가 출조한다.

어림잡아 약 3000명 이상의 낚시꾼이 몰리는 것이다.

군산 비응항도 만만치 않다. 주말이면 100척 이상의 배가 출조를 한다. 오천항과 비응항 외에도 대천항, 무창포항, 홍원항 등과 안면도의 크고 작은 포구에서도 주꾸미 배가 출조한다.

2, 3년 전부터는 1960년대 중반부터 바다 선상낚시의 출발을 주도했던 인천권에서도 가을이 되면 주꾸미 출조가 붐을 이루고 있다.

우럭이나 광어 다운샷, 농어 외수질을 하던 배들이 9월 1일 주꾸미 금어기가 풀리면서 대거 주꾸미낚시로 전환한다.

인천 남항부두와 연안부두에 있는 약 90여 척의 배 대부분이 주꾸미낚시에 돌입하며 주말이면 낚시꾼만 약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인천권에서는 45인승, 100인승과 같은 초대형 낚싯배가 있다.

이들 배는 철선으로 속도가 느려서 전문 꾼에게는 외면받지만, 선비가 저렴하고 배가 대형이어서 멀미가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초보 낚시꾼이나 낚시도 하면서 가을 바다 경치를 즐기자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인기가 있다.

또한 인천 남항과 연안부두에는 오전 배와 오후 배가 있다.

오전 배는 7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오후 배는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낚시를 한다. 선비도 저렴하다. 대형 종일 배는 7만원, 시간제 배는 3만5000원에서 4만원 선이다.

전문 주꾸미 배들의 선비는 9만 원 선이다. 이들 배는 속도도 빠르고 포인트를 자주 옮기며 공격적인 낚시를 한다.

그 중 <백마 3호>는 단골 꾼들이 많고, 만족도가 높은 소문난 배다.

원래 우럭을 전문으로 잡는 배지만, 광어 다운샷이나 농어 외수질을 하고, 가을철에는 주꾸미와 갑오징어 위주로 출조한다.

10월 4일 백마 3호를 탔다. 추석 사리가 지나고 9물이어서 주꾸미낚시의 물때로는 좋지 않은 날이다.

하지만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낚시꾼이 집에서 빈둥거릴 수는 없다. 조과에 대한 욕심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오랜만에 인천으로 가기로 했다.

새벽의 인천 남항부두는 늘 그렇듯이 분주하다. 약속한 지인과 만나기도 하고 입구에서 새벽 해장을 하는 꾼들도 있다.

그 분주함을 뚫고 승선한다.

아침 출항 전에 과거에는 경찰이 나와 승선 명부를 보고 일일이 이름을 부르기도 했고, 한때는 아예 신분증을 거두었다가 경찰이 이름을 부르면서 나눠주기도 했다.

이제는 자율적으로 선장 책임하에 승선객 관리를 한다. 훨씬 선진적이고 효율적이다.

백마 3호는 새벽 5시 반 아직 컴컴한 상태에서 출발 인천대교를 지난다. 인천 송도와 영종도를 연결하는 다리를 어둠 속에서 보니 야경이 멋있다.

약 30년 전 처음 바다낚시를 하러 왔을 때의 인천의 모습과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바다를 매립하여 송도 신도시가 들어섰다.

영종도엔 공항이 생기고 굉장한 길이의 다리가 인천 앞바다를 가로지른다. 육지의 변화와 함께 바닷속도 상당히 변했을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따름이다.

인천대교를 지나며.
인천대교를 지나며.

배가 포인트에 도착했을 때 여전히 컴컴하다.

컴컴한 가운데서 낚시를 한다.

역시 주꾸미는 해가 떠야 하는지 잘 물리지 않는다.

해가 뜨자 여기가 무의도 서쪽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이 포인트의 특징은 수심이 얕다는 것이다.

3m에서 깊어야 10m를 넘지 않는다.

같은 서해라 하더라도 인천 쪽 바다의 조류가 워낙 쎄서, 선장이 깊은 수심은 피하는 듯 느껴진다.

깊어지면 서로의 채비가 엉킬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는 와중에 가끔 한 마리씩 올라온다.

무의도 부근. 멀리 영흥도가 보인다.
무의도 부근. 멀리 영흥도가 보인다.

씨알이 상당히 좋다.

해가 완전히 뜨자 조과는 조금 나아졌지만 그렇다고 넣으면 나오는 수준은 아니었다. 약간의 인내심을 발휘해서 집중해야 한 마리씩 올라오는 수준이었다.

물론 조금 물때는 이보다 조과가 좋을 것이다. 게다가 바람도 살살 일어나기 시작한다.

처음 생각했듯이 좋은 조황에 대한 욕심은 버려야 한다.

반평생을 바다에서 거친 낚시꾼들을 어루만지며 <백마 3호> 살림을 도맡는 윤미선 사무장은 왜 하필 이런 날 낚시하러 왔느냐고 핀잔을 준다.

날씨도 좋지 않고 물때도 좋지 않다는 뜻이다. 윤 사무장을 안 지도 25년 정도. 그녀도 나도 청춘은 갔다.

하지만 젊은 날 백마호를 타고 우럭을 잡으러 다니던 나날들-덕적도, 문갑도, 백아도, 울도 등지를 헤매던 바다의 추억은 남아 있다.

9월 26일은 충남 오천항, 10월 2일은 군산 비응항, 10월 4일은 인천 남항으로 주꾸미 출조를 하니 약 10일 동안 전라북도와 충청도와 경기도 해역을 다 다닌 셈이다.

각각 바다의 특성을 확인해 본다.

역시 인천 앞바다가 가장 물살이 쎄고, 낚시하기가 어렵다. 인천에서 훈련하면 어디에서도 잘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배는 자월도와 무의도 사이의 바다를 오락가락하면서 포인트를 찾는다. 대부분 얕은 포인트에서 낚시를 한다.

깊어 봐야 15m 정도다.

10시 경에 잠깐 몇 마리가 연속 나오더니 다시 잊을만하면 나온다.

전설의 섬, 팔미도. 요즘은 거의 고기가 없다.
전설의 섬, 팔미도. 요즘은 거의 고기가 없다.

이른 점심을 먹고 나니 바람이 터진다.

배는 팔미도 근처로 이동한다. 팔미도는 1960년대 중반 바다낚시가 우리나라에서 취미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될 때 명포인트였다고 한다.

당시 신문을 보면 팔미도 앞바다에 출조한 목선에서 우럭과 부세 조기를 관으로 잡았다는 기록이 있다.

팔미도 앞에서 소식이 없자 송도 신도시 남쪽으로 이동하지만 바람이 더욱 거칠다.

이쯤에서 낚시를 마감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날 인천 앞바다 주꾸미낚시에서 확인한 것은 주꾸미 자원은 꽤 있다는 점이다.

낚시가 끝나고 남항으로 귀항하니 오후 3시 30분 정도다.

마릿수로는 40여 마리지만 씨알이 좋아 2kg 정도 된다. 조과는 아무래도 오천이나 군산보다 못하지만, 이날의 조과는 날씨와 물때 탓도 있다. 봉돌은 주로 12호를 사용했다.

서울 집에 도착하니 오후 4시 30분 정도. 오천에서 낚시하고 귀가하면 밤 9시 정도이고 군산에서 귀가하면 밤 10시이니 무려 5시간 정도 시간이 절약되는 이점이 있다.

인천 낚시는 수도권 꾼에게는 그만큼 피로하지는 않다는 의미다.

낚시 끝나고 정체가 심한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운전해 본 꾼들은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안다. 4시간, 심지어 5시간 걸릴 때도 있다.

하지만 인천에서 서울까지는 기껏 한 시간 남짓. 인천에서의 낚시는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추어 싱싱한 주꾸미를 식탁에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저녁 식탁의 주꾸미.
저녁 식탁의 주꾸미.

세상에 다 좋은 건 없다.

낚시도 그렇다.

인천 주꾸미낚시는 조과가 조금 떨어지는 대신 서울이나 인천의 꾼에게는 이동 거리가 짧아서 좋다.

물때 좋을 때 다시 한번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