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내부통제·관리 소홀 책임물어
증권업계는 "법적근거 없다" 반발
다음은 우리·신한·하나 등 판매은행 제재

라임사태 대신증권 피해자들이 23일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대신증권 검찰고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라임사태 대신증권 피해자들이 23일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대신증권 검찰고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 판매사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대신증권의 최고경영자(CEO)가 중징계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오후 늦게 신한금투와 KB증권, 대신증권 등 판매 증권사 3곳에 징계안을 사전 통보했다.

금감원은 판매사들이 내부통제 기준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 등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 판매사 3곳 CEO에게는 연임 및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 안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뉘는데,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된다.

임원 징계와 별개로 기관에도 별도의 징계 수위가 통보됐다. 기관 중징계에는 기관경고, 업무정지, 인허가 취소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CEO까지 징계할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내부통제 실패 때 CEO를 제재할 근거를 마련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금감원 스스로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공모해 펀드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속인 사건으로 규정하면서도 판매사들에 무리하게 책임을 지운다는 주장이다.

올해 초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징계와 관련해 금감원과 은행권 사이에 촉발됐던 갈등 양상이 다시 전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DLF 사태 당시 하나은행장)은 금융당국의 중징계(문책 경고) 제재에 불복해 징계취소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낸 바 있다.

라임 판매사들의 징계 수위는 오는 29일 열리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금감원 담당 부서와 제재 대상자가 함께 출석해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인 대심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사들은 제재심에서 적극적으로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어 논리를 펼치게 된다.

그럼에도 이 같은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증권사들은 소송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금융당국과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의미여서 쉽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라임자산운용 등 운용사에 대한 제재심은 오는 20일 열린다. 당초 15일 개최를 검토했으나 안건 중대성 등을 고려해 별도의 일정을 따로 잡았다.

라임자산운용은 그간 알려진 위법성 수위를 감안할 때 등록 취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운용사와 판매 증권사에 대한 제재심 이후 우리와 신한, 하나 등 판매 은행들에 대한 제재도 뒤따르게 된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달 24일 "(라임 제재와 관련해) 증권사를 먼저 정리하고 은행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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