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161억 주택 구입비 전액 예금으로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지난 2018년 이후 올해 8월까지 서울에서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을 구매한 사람 가운데 약 9000명은 금융권 대출 한푼없이 순수 자기 돈으로 집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출 규제로 집값 잡기에 나섰지만 이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었던 셈이다.

7일 국토교통부가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에서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구입한 5만9591명 중 8877명(14.9%)은 은행 등 금융기관의 도움이나 증여 없이 집을 산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 등을 받지 않은 주택 구매자들은 2018년 2496명에서 작년 3276명, 올해에는 8월까지 3105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늘고 있다.

이른바 '내돈내산', 즉 내 돈 내고 내가 산다는 매수자 중 가장 고가의 집을 구입한 사람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었다.

정 부회장은 2018년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으로부터 용산구 한남동 주택을 사면서 대금 161억2700만원 전액을 은행 예금으로 조달했다.

올해 강남구 삼성동의 한 주택을 130억원에 구입한 A(44)씨, 2018년 용산구 한남동 주택을 110억원에 사들인 B씨(49), 작년 성북구 성북동 주택을 96억6800만원에 매입한 C(38)씨도 본인의 예금으로 집값을 조달했다.

주식이나 채권, 상속·증여, 부동산 처분대금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예금이나 현금 등 기타자금을 비롯한 현금성 자산만으로 주택을 구입한 사람도 1055명에 달했다.

이들이 가장 많이 매입한 주택은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로, 총 41명이 평균 33억7317만원의 주택을 대출이나 증여, 주식·채권·부동산 처분 없이 오직 예금 등 현금성 자산으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송파구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각 14명),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온(13명), 강남구 역삼동 옥산하우스(12명),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아파트,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각각 10명) 등 강남권 고가주택에도 예금이나 현금 등 현금성 자산만을 활용해 집을 산 사람들이 몰렸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432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293명, 40대 216명, 30대 87명, 20대 27명 등 순이다.

소병훈 의원은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청년과 무주택자들이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워졌지만 소수의 현금 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가주택을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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