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잠정실적 발표...석유화학 부문 호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 견인

서울 여의도 LG그룹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LG그룹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전지(배터리) 부문 분사를 앞둔 LG화학이 3분기 9000억원이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시장의 전망치(컨센서스)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보여줬다.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이다.

특히 전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냈지만 그동안 부진했던 석유화학 부문이 호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LG화학은 올 3분기 잠정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8.8% 늘어난 7조5072억8100만원, 영업이익이 158.7% 늘어난 9020억8400만원이라고 12일 공시했다.

3분기 확정 실적은 오는 21일 발표되는데 이날 발표 수치가 확정치와 같다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낸 것이다.

직전 역대 최대 매출액은 2019년 4분기 7조4510억원, 최대 영업이익은 2011년 1분기 8313억원이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LG전자의 실적에 대해 ABS(아크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PVC(폴리염화비닐) 등 석유화학부문 주요 제품들이 선전한 것으로 봤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7일 LG화학의 영업이익을 8508억원으로 예상하면서 석유화학에서 7200억원, 전지에서 1480억원, 첨단소재에서 500억원, 생명과학에서 1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봤다. 팜한농은 120억원 적자를 냈을 것이란 관측이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7일 보고서를 통해 "석유화학부분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ABS, PVC 등 주요 재품군 생산마진 확대에 기인한다"며 "ABS의 생산마진 확대는 주로 코로나19에 따른 가전제품 수요 증가에, PVC는 미국·유럽 등에서의 공급차질 영향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가 포함된 전지 부문도 지난 분기에 이어 1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지속했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도 지난 2분기 LG화학이 컨퍼런스콜에서 밝혔듯이 흑자 기조를 유지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LG화학의 잠정실적 공시는 사상 처음이다.

전일 LG화학 측은 "최근 당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주주 및 투자자분들이 보다 정확한 실적 예측과 기업가치에 대한 판단을 하실 수 있도록 현재 기준의 3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이 전에 없던 잠정 실적 발표에 나선 것은 그동안 물적분할에 반발하고 있는 주주 달래기 일환이란 해석도 나온다.

LG화학은 오는 30일 전지사업 부문 물적분할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분할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면 12월1일 배터리 사업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공식으로 출범하게 된다. 이는 LG화학의 100% 자회사다. 이르면 2021년 중 목표로 상장을 추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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