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율 모두 농심이 앞서

[사진=농심, 오뚜기]
농심의 대표 제품 신라면과 오뚜기의 진라면. [사진=농심, 오뚜기]

【뉴스퀘스트=민경종 기자】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1, 2위를 달리는 농심과 오뚜기의 올해 상반기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농심이 매출과 손익 증가율 모두 오뚜기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재택근무 등 집콕 생활 증가로 라면류와 가정간편식(HMR)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양사 공히 지난해 상반기 대비 외형과 손익 모두 크게 호전된 실적을 시현했으나, 질적인 측면에서는 명암이 크게 교차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해외법인 등 종속기업의 실적을 배제한 별도재무제표 기준 농심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약 14.0% 증가한 반면에 오뚜기는 8.4% 신장에 그쳤고, 

영업이익 증가율 또한 농심이 138.7% 급증한 데 반해, 오뚜기는 24.3%를 시현, 내용면에서 양사의 명암이 확연히 엇갈렸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농심의 경우, 영화 ‘기생충’이 지난해 5월 ‘칸느’에 이어 아카데미영화제 오스카상을 잇따라 수상함으로써, 영화에 나오는 ‘짜파구리’ 열풍에 힘입어 해당 제품의 수요가 큰 폭 증가한 점도 양사의 실적 우열을 가르는데 크게 일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 상반기 매출증가율, ‘농심 14.0% vs 오뚜기 8.4%’...농심이 5.6%P 앞서

양사의 반기보고서에 의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농심이 지난해 상반기 9464억 대비 14.0% 증가한 1조786억 원을 시현한 반면, 오뚜기는 약 8.4% 늘어난 1조1431억 매출에 그쳐, 외형 증가율에서 농심에게 약 5.6%포인트 뒤졌다.

매출 순증액 또한 농심이 전년동기 대비 1321.7억이 늘어난 반면에 오뚜기는 888.4억 원 증가에 그쳐, 순증액 절대 수치와 증가율 모두 오뚜기를 앞서는 선전을 펼침으로써 외형에서의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이 같은 우열은 양사 매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라면(면제품)류 판매 실적에서 판가름이 난 것으로 분석된다.

반기보고서에 의하면 농심의 라면 매출액(해외법인 실적 포함)은 지난해 상반기 8786억 원에서 올 상반기 1조723억으로 1937억 가량 늘어 약 22.0% 신장됐다.

반면에 오뚜기는 같은 기간 라면(면제품)류 매출액이 3397억에서 3857억 원으로 약 460억 원 늘어 약 13.5% 증가하는데 그친 점이 실적 명암을 가르는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양사의 올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증가폭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각사 반기보고서에 의거해 양사의 올 상반기 라면시장 점유율(AC닐슨 데이터 기준)을 살펴보면 먼저 농심은 55.3%를 기록, 지난해 상반기 53.8% 대비 약 1.5% 포인트 증가한 반면에, 같은 기간 오뚜기는 약 25.7%에서 26.0%로 0.3%P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 것. 

오뚜기의 경우는 상반기 점유율로 표기하는 대신 월별로 표시해 농심과의 객관적 비교를 위해, 1월~6월까지 매월 점유율을 단순 합산한 후, 이를 6으로 나눠서 구한 수치여서 실제 상반기 점유율과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다.

라면에 이어 2번째로 매출 점유비중이 높은 농심의 스낵류 매출은 1818억에서 2031억 원으로 213억이 증가해 11.7% 늘어난 반면, 오뚜기의 2번째 주력아이템인 양념소스류 매출은 전년도 1988억에서 올 상반기 1985억으로 오히려 3억 원 정도 감소해 농심과 대조를 보였다.

다만 오뚜기의 3번째 주력 아이템인 건조식품류의 경우는 지난해 상반기 1502억 매출에서 올 상반기 1754억으로 252억이 증가했지만 절대 수치가 작어 라면류에서 벌어진 농심과의 격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영업이익 증가율, ‘농심 138.7% vs 오뚜기 24.3%’...농심 ‘완승’

외형과 더불어 손익 측면에서도 농심의 선전은 더욱 빛을 발했다. 지난해 상반기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오뚜기 보다 무려 5.7배나 더 높아 훨씬 더 알차게 장사를 한 것.  

별도재무제표 기준 양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오뚜기가 지난해 상반기 735억 원 대비 24.3% 가량 증가한 914억을 시현한 반면, 농심은 전년 동기 265억 대비 무려 138.7%나 급증한 634억 원을 시현하는 호 성적을 올렸다. 

영업이익 절대 수치만큼은 아직도 오뚜기가 280억 원 정도 더 많지만, 지난해 상반기 당시 격차 470억 원과 비교하면 상당 폭 축소시키는 선전을 농심이 펼친 셈이다. 
 
이로써 농심은 올 상반기에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물론, 영업이익 신장률, 라면시장점유율 증가폭 모두 오뚜기 보다 나은 성적표를 작성해 ‘완승’을 거둔 셈이라는 평가를 얻게 됐다. 

농심 관계자는 “영업이익의 큰 폭 증가는 주력인 라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장가동률과 생산효율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고정비 감소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매출과 이익이 늘어난 것은 제품력과 환경 등 구조적 효과에 기인한 것이 아닌, 영화 기생충과 코로나19라는 외부요인에 따른 ‘일시적 특수’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기생충 효과와 코로나19가 ‘새옹지마’ 역할을 하며 순항중인 농심이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활용해 어떠한 ‘신의한수’를 만들며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지, 또 오뚜기는 어떤 승부수로 반전을 노릴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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