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활성화 구체적 실행계획 발표...현대차그룹 계열사 등 주목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정부가 지난 15일 열린 수소경제위원회에서 2022년 '수소발전 의무제' 도입하고 20년간 25조원의 투자를 창출하는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발표하면서 증시에서도 수소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도 친환경 에너지 투자를 공약으로 내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세계적으로도 수소경제 생태계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7월 '향후 10년 간 수소 경제 규모를 70배 넘게 육성하겠다'는 발표도 수소 관련 기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한다.

[사진=현대차 제공]
[사진=현대차 제공]

◇ 국내도 해외도 수소 시장 커진다

국내 수소차 산업은 정부의 지원 속에 글로벌 1위로 성장했음에도 수소 생산·저장·운송 등의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산업 확장에 불확실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 수소경제위에서 논의된 수소전지 발전 전략과 도심 상용차 수소충전소 구축 방안 등이 발표되면서 이런 우려가 다소 해소되는 분위기다.

정부와 지자체, 현대차그룹 등은 15일 도심 상용차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코하이젠(Kohygen)'으로 명명된 SPC는 총 3300억원의 사업비를 운영하며, 내년 2월 출범된다. 코하이젠은 버스나 트럭 등 수소 상용차의 충전인프라와 관련해 '수소생산→유통→충전소 구축' 등을 담당한다. 정부는 코하이젠을 통해 2022년까지 기체방식 수소충전소 10개소를 구축하고, 2023년 이후에는 액체방식 충전소 25개소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코하이젠에는 현대차 외에 지역난방공사,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SK가스, E1 등 7개 에너지기업이 참여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 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 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목

금융투자 업계는 대표적인 수소 경제 수혜주로 글로벌 수소차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을 꼽는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전일 대비 6.53% 뛰어오른 17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8만250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최근 현대글로비스는 수소에너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현대제철, 현대차, 한국가스공사 등과 '수소차용 수소 유통산업 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현대제철도 강세다. 이날 현대제철 종가는 2만9700원으로 전일 대비 7.03% 올랐다. 현대제철은 수소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해 최대 25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은 향후 수소 사업 분야를 미래 신성장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수소 생산·유통시설 확대 구축, 주요 사업장 수소전기차 도입 및 수송차량 확대 적용, 수소를 활용한 친환경 연료전지발전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증권업계에선 현대제철의 수소 관련 사업이 차질 없이 시장 성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료전지 핵심 부품 중 하나인 금속분리판은 연 1만7000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2022년 3만대 이상으로 증설이 예정돼 있다"며 "수소차 생산대수 20만대 이상이 되면 연 매출 4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서울시가 원활한 수소 생산과 공급이 가능하도록 수소차 충전소 '상암수소스테이션'의 성능을 개선해 오는 19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간다. 상암수소스테이션.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원활한 수소 생산과 공급이 가능하도록 수소차 충전소 '상암수소스테이션'의 성능을 개선해 오는 19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간다. 상암수소스테이션 모습. [사진=서울시 제공]

◇ SK가스·두산퓨얼셀 등도 수혜예상

액화수소사업을 추진하는 SK가스도 수소경제 관련주로 꼽힌다. SK가스는 기체수소를 액화하는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 하이리움산업과 기술 협력을 위한 MOU를 교환했다.

수소 연료전지 생산업체 두산퓨얼셀은 지난 4월 10일 연중 최저가 4010원에서 15일 4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이 기간 주가가 1120%나 올랐다.

친환경 에너지 소재·부품 전문 기업 비나텍도 주목받고 있다. 비나텍 주가는 연중 최저가 1만4100원(3월 30일)에서 현재 5만8500원으로 300% 넘게 급등했다.

비나텍은 지난 9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비나텍은 고체고분자형 연료전지(PEMFC) 스택에 들어가는 촉매-지지체-MEA 일괄생산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라며 "우리나라 수소차에도 PEMFC가 적용돼 있는데 이에 따른 PEMFC의 가파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증권사들은 스택의 핵심소재인 멤브레인을 개발한 상아프론테크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수소탱크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 업체인 일진복합소재의 모회사인 일진다이아도 수소 수혜주로 추천하고 있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가장 진보적인 '타입4' 수소탱크를 양산하는 곳은 일진복합소재와 도요타 두 곳 뿐"이라며 "일진다이아 주가에 일진복합소재의 가치가 투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진복합소재는 내년 상장을 검토하고 있으며 상장 자금으로는 대규모 공장 증설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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