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고등학생 이어 고창·대전서 고령자 잇따라 사망…전문가 "안전성 문제는 아닌 듯"
만약의 사고 대비해 접종 연기 사례도 잇따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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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후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접종을 앞둔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4일 독감 백신 접종 후 이틀 뒤(16일)에 숨진 고등학생에 이어 전날(20일) 전북 고창과 대전에서 각각 70대와 80대 어르신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일주일새 3명이 사망한 것이다.

이처럼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잇따르면서 백신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망 사건이 백신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 일부 부작용일 것이라며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김경우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난 20일 YTN 방송에 출연해 "지금 이 사망 사례는 일단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한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같은 백신을 맞은 다른 주민들의 특별한 부작용이 없고 또 백신 제조사 자체의 문제보다는 또 유통과정에서 한 번 또 문제가 있었는데 지금 공급된 백신은 그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며 "제품 자체도 문제가 없고 유통과정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안전성 때문에 생긴 사망 사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신 때문에 사망한 것인가. 특이체질이라든지 그런 것 때문에 사망한 것인가. 거기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사인에 대한 분석이라든지 인과성에 대한 조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 부작용이 단순한 알레르기 등이 아닌 ‘사망’이라는 것이 문제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과, 고령의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자녀들의 불안은 더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첫 번째 사망사례로 보고된 인천의 고등학생은 평소 알레르기 비염 이외에 특이 질환이 없었고, 접종 전후로도 이상 반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혹시 우리 자녀도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접종을 머뭇거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또한 고령층 사망자가 하루만에 두명이나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의 명확한 이유 분석 후 주사를 맞겠다는 대상자도 늘고 있다.

특히 최근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는 가족들이 늘어나면서 예방 접종 후 만약의 사태를 걱정해 당분간 보류하라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한 40대 직장인은 “사정상 홀로 된 어머니와 따로 살고 있다”면서 “만약 백신 접종 후 혼자 계시다 쓰러지시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당분간 접종을 미루시라고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발생한 사망사례에서 접종된 백신은 모두 운송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제품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질병청에 따르면 독감 백신 예방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 관련 합병증으로 피해 보상이 인정된 사망 사례는 2009년 접종 후 '밀러-피셔 증후군' 진단을 받은 뒤 이듬해 2월 사망한 65세 여성 1명뿐이다.

독감 백신 부작용 중 하나인 밀러-피셔 증후군은 희귀 말초신경병증으로, 근육 마비나 운동능력 상실 등을 수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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