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기후변화에 대하여 여러 사람들이, 그리고 여러 단체들이 여기저기서 떠들어댔음에도 불구하고, 피부로 느낀 적이 없는 만큼 그만큼의 관심도 최근까지는 덜했다.

지난해 툰베리라고 하는 걸출한 행동가가 나타나서 센세이션을 일으킬 때도 그렇게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런데, 요새 오히려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갑자기 관심을 보이는 듯하다.

중국의 공장이 멈추면서 오래간만에 미세먼지 걱정없는 계절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외신에서 보듯이 사람들의 인적이 드물어지니 야생동물이 보란 듯이 출몰하였다.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의 말에 따르면 기후변화 때문에 박쥐같은 열대의 종들이 온대지방으로 슬금슬금 옮겨오고, 사람들이 이걸 또 건드리니까 코로나 19 같은 전염설 질병의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대부분 전문가가 인정하듯이 열대에서 뎅기열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우리나라까지 건너오는 건 시간 문제라고 하기도 하고, 극지방의 동토가 녹으면서 예전에 빙하 속에 갇혀 있었던 바이러스 (탄저균)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그러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계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또다시 코로나 19와 같은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우리가 최근에 자주들은 얘기들이다.

코로나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대폭 증대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 행동경제학의 선구자라고 불리우는 대니얼 카너먼에 대한 숨은 이야기가 있다.

‘기후변화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쓴 조지 마셜이 기후변화에 대하여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해결방안을 얻고자 대니얼 카너먼을 만났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대니얼 카너먼은 기후변화에 관한 성공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세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첫째, 기후변화는 현저성(Slience)이 부족하다는 점, 둘째,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면 사람들이 먼 미래에 발생할 크지만 불확실한 손실을 경감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단기비용과 생활수준 감소를 감수해야한다는 점, 셋째, 기후변화에 관한 정보는 불확실하고 이론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첫 번째와 두 번째를 강조하면서 사람들을 결집하려면 긴박하고 현저한 문제여야 하면서 그에 따라 정서적 쟁점이 되어야 하는데 기후변화는 이런 면에서 사람들의 행동변화를 일으키기에는 매우 비관적이고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연구 결과는 사람들이 일관되게 이익이 없을 가능성보다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훨씬 더 싫어하고 장기비용보다 단기비용에 훨씬 민감하며 불확실성보다 확실성을 선호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즉, 단기적으로 비용만 지불해야 하며 손실만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기후변화는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매우 부적절한 주제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5년도 더 된 이야기다.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사람들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내기에 부족할 줄만 알았는데, 아니라는 것이 그 때의 이야기라면 지금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기후변화는 향후 30년, 50년 후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지금의 문제라는 것이 바로 여러 사람의 눈앞에서 보란 듯이 증명된 것이다.

올해만 해도 미국 덴버는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을 보이다 바로 폭설이 내리고, 러시아 시베리아지역은 낮 기온이 38도에 육박하기도 했다.

세계 곳곳에 발생하는 자연 재해만 봐도 끔찍한데, 올해 전 세계의 사람 앞에 코로나19가 보여주는 세상이 펼쳐졌다.

기후변화가 얼마나 현시적인지, 그리고 단기간에 바로 내 앞에서 손실을 가져다 주는지가 증명이 된 것이다. 대니얼카너먼의 이론대로라고 하면 이제는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무언가 방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 때가 되었다.

앞서 말한 조지마셜은 기후변화 관련하여 심리학자도 경제학자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기후변화에 대하여 행동경제학적 관점과 인식을 같이한다.

사람들의 편향과 프레임으로 인해 찬반 영역에서 각각의 담론을 형성하고, 이를 가지고 계속 대립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어떠한 행동도 진전될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그러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몇 가지 제시하는데 가장 중요한 내용은 인식과 전달의 문제이다.

기후변화가 지금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라고 강조해야 하고, 마치 기후변화=환경보호 라는 식의 단순한 프레임으로 치환하지 말고 정치, 경제, 사회 전 영역의 문제라고 여기며 신뢰할 수 있는 내부전달자가 계속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긍정적 변화와 협력의 담론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어떠한 문장에도 행동경제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는 않으나, 시스템 2에 기반하여 생각하고 각종 인지편향에 휘둘려서는 안 되며 연대감과 공통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은 바로 행동경제학적 해결 방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