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통신비 지원으로 0.1% 상승 그쳐
전세값은 작년 2월 이후 가장 많이 올라

지난 2일 서울 한 부동산 업체에 상담 환영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서울 한 부동산 업체에 상담 환영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로 떨어졌다.

정부가 4차 추가경정예산안으로 지원한 통신비 2만원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린 때문이다.

그러나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전월세 가격은 2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3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6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지난 6월(0.0%) 이후 가장 작은 상승 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6~8월 0%대에서 머무르다 9월 농산물값 급등으로 1.0%로 올라섰으나 지난달 다시 내렸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은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특히 지난 여름 집중호우 여파가 이어지면서 농축수산물이 13.3% 올랐다. 채소류가 20.2% 급등하면서 농산물이 18.7% 오른 영향이 컸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공업제품은 1.0% 내렸다. 석유류가 14.0% 급락했고, 가공식품은 1.4% 소폭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도 한 해 전보다 4.0% 내렸다.

서비스는 0.8% 떨어지며 1999년 10월(-0.9%)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정부의 통신비 지원과 고교납입금 지원 강화로 공공서비스가 6.6% 하락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료는 21.7% 하락,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96년 1월 이후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월별 물가 상승률을 9월 1.0%에서 10월 0.1%로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이었다.

고교납입금도 74.4% 내렸다.

개인서비스는 1.4% 올랐다. 외식이 1.0%, 외식외가 1.7% 각각 상승했다.

집세는 1년 전보다 0.5% 올라 2018년 8월(0.5%)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0.6%)는 지난해 2월(0.6%)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 5월 이후 6개월째 상승세다. 월세는 0.3% 올랐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지출목적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계속되면서 식료품·비주류음료가 8.2%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주류·담배(-0.1%), 가정용품·가사서비스(-0.2%), 오락·문화(-0.5%) 등은 떨어졌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1% 올랐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정부의 통신비 2만원 지원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 기여했다"며 "이는 일회성이므로 다음 달에는 통신비로 인한 물가 인하 효과가 사라져 상승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11월 소비자물가는 통신비 정상화로 상승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 코로나19 사태 전개 양상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제유가 약세에 따른 석유류 가격 하락 가능성, 코리아세일페스타(11월 1~15일) 등은 물가 하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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