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초일류 100년 기업의 첫걸음은 노동자 존중"
사 "새로운 노사관계, 문화를 만들어가는 시간"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단체교섭 상견례 및 1차 본교섭에서 사측 교섭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단체교섭 상견례 및 1차 본교섭에서 사측 교섭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상견례를 갖고 1차 본 교섭을 진행했다. 

교섭을 통해 삼성전자 전 사업장에 적용될 단체협약이 체결될 경우 창립후 50년간 무노조 경영 기조를 이어왔던 삼성전자의 노사 관계에 일대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이 자리에는 공동교섭단측 교섭위원으로 김민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공동교섭단 교섭위원 11명이 참석했다.

사측에서는 최완우 전무를 포함한 교섭위원 11명과 나기홍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상견례에서는 단체교섭 관련 기본 원칙과 함께 교섭위원 활동시간 보장, 단체교섭 준비를 위한 임시사무실 제공 등의 내용이 담긴 기본 합의서에 노사 교섭위원들이 각각 서명했다.

양측은 앞서 교섭위원 구성 및 교섭 일시, 장소, 방식, 조합활동 보장 등을 두고 두 차례 실무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나 부사장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이 자리는 삼성의 새로운 노사관계, 노사문화를 만들어가는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노사 모두가 상호 이해하고 동반자로서의 중요성도 인식해가면서 상생과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모델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본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을 약속드리면서 (노사가) 서로 머리를 맞대며 발전적인 결과가 도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 위한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지가 이어지기 위해 앞으로 삼성이 노동조합, 노동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또 "삼성전자 창립 51주년을 축하하고 삼성전자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는 노동자들의 눈물과 헌신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초일류 100년 기업의 첫걸음은 노동자를 존중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하는 것이고, 오늘 상견례가 바로 그 역사적인 현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상견례 후 브리핑에서 "삼성전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이 노사 관계가 돼야 한다"며 "앞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사의 단체교섭에는 대표이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나와서 실질적인 교섭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다음 교섭은 이달 17일 개최될 예정이다. 양측은 월 4회 정기교섭을 진행하고 필요시 실무교섭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편, 삼성전자에는 지난 2018년 5월 국내영업총괄 본부 근로자로 구성된 삼성전자사무직노조가 첫 결성됐다. 이후 같은 해 8월에는 모바일 근로자로 구성된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와 또 다른 국내영업총괄내 근로자의 조합인 삼성전자노조도 만들어졌다.

다만 이들 노조는 조합원 규모가 작고, 상급단체가 없어 노조 활동이 활발하지 못했다. 사측과의 협상력도 온전치 않았다.

그러다 2019년 11월 삼성전자로서는 처음으로 양대노총 소속의 전국삼성전자노조가 설립됐다. 한국노총 산하 금속노련을 상급단체로 두는 해당 노조는 반도체, 가전, 모바일, 기타 분야 근로자를 모두 아우르는 전국 단위 노조다. 출범 당시 500명 규모의 조합원을 모았다.

지난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대국민 사과를 통해 회사의 무노조 원칙을 폐기하고, 노조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삼성디스플레이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고, 단체협약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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